온열질환, 알고 대처해야 건강한 여름 난다

올해만 온열질환 551건 발생… 폭염장기화 우려에 의사들 대처법 제시

기사승인 2018-07-18 07: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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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열질환, 알고 대처해야 건강한 여름 난다
태풍과 장맛비가 지나간 자리에 폭염이 대한민국에 자리 잡았다. 국민들은 뜨거운 열기에 지치고 쓰러졌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탈진이나 열사병, 열경련 등 온열질환으로 전국 응급의료기관 519곳을 찾은 환자만 551명에 이른다. 사망자도 4명이나 발생했다.

특히 지난 12일부터 15일 사이 온열질환자 285명이 접수되는 등 폭염에 의한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더구나 올해 여름은 ‘한반도 열돔’ 현상으로 인해 폭염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돼 각종 온열질환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에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 환경건강분과에서 2014년 제작한 ‘폭염으로 인한 건강위험의 진단 및 대응 가이드라인’을 다시금 알리며 온열질환의 특징과 증상, 치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해 이를 숙지할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 폭염의 정의와 피해

폭염, 혹은 혹서(heat wave)는 기온이 일정온도 이상으로 상당기간 지속되는 현상이다. 국내의 경우 최고기온이 33℃ 이상이고, 최고열지수(Heat Index)가 32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주의보’가, 최고기온이 35℃ 이상이고, 최고열지수가 41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경보’가 내려진다.

폭염의 주요 원인으로는 지구온난화와 엘니뇨현상, 티벳 고원의 적설량, 열섬현상 등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등 열을 오래 간직하고 밤에 서서히 열을 방출해 발생하는 ‘도시 열섬효과’로 인해 도시지역이 전원지역에 비해 폭염 피해가 더 심각한 상황이다.

폭염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건강상의 문제는 햇볕에 의한 피부화상과 노화, 뜨거운 열기로 인한 열사병과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냉방병 등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기온이 30~32℃일 때 사망자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해 36℃가 되면 30℃때보다 50% 가량 증가한다.

더구나 도시거주자, 노인이나 어린이, 고혈압·심장병·당뇨병·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 투석이나 혈압조절 등의 처치를 받고 있는 이들, 약물이나 알코올 중독자, 기후 순응이 어렵거나 체온조절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항우울제(페노티아진, phenothiazines) 진정·최면제(바르비투르, barbiturates)와 같은 약을 사용하는 경우, 과체중·피로 등에 시달리는 경우 더 위험하다.

구체적으로 폭염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로는 열피로와 열사병, 열경련 등 열 관련 질환으로 체온조절 시스템의 감퇴로 인해 발생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고온환경에 신체가 노출될 경우 심박출량이 증가하고, 기초대사량 및 식욕이 줄어들며 땀 배출량 증가에 따른 체열방출 활동이 많아지며 이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온열질환에 걸리게 된다고 보고 있다.


◇ 열사병(heat stroke)

온열질환의 대표격인 열사병은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될 때 체온조절기능의 이상으로 갑자기 발생하며 때론 다기관 손상 및 기능장애와 중추신경장애를 일으키는 등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질환에 속한다.

사망률 또한 매우 높다. 의사협회에 따르면 주로 전신의 발한(땀 배출) 정지, 40℃ 이상의 심부체온상승 등이 발생하는데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는 100% 사망하고, 치료를 하더라도 심부체온이 43℃ 이상인 경우는 약 80%, 43℃ 이하인 경우는 약 40% 정도의 치사율을 보인다. 

주요증상은 높은 체온(41°C 이상), 힘이 없고 정신이 혼미하거나 혼란스러워 이상한 행동을 보이거나 판단장애나 섬망, 경련, 혼수 등이다. 피부가 뜨겁고 땀이 나지 않아 건조하며 붉고, 빠른 맥박, 두통 또는 어지럼증과 같은 증상도 나타난다. 심하면 의식을 잃거나 발작을 일으킬 수 있으며 오심, 구토, 두통, 허탈, 헛소리 등 여러 증상을 보인다.

열사병은 신체가 비축한 수분과 염분을 모두 소모할 경우 땀 배출이 중단돼 체온이 상승하며 발생하는 문제인 만큼 치료는 체온을 빨리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의사협회는 “환자를 서늘한 장소로 옮긴 후 옷을 벗기고, 선풍기 등을 이용해 공기흐름을 원활하게 해주며, 찬물을 몸에 뿌리고 먹여야한다”고 전했다.

이어 “응급조치로 기도확보, 호흡확인, 순환확보를 하고, 정맥내주입선(intravenous line)을 확보한 후 심부체온을 39℃까지 떨어뜨려야 한다”며 “39℃ 이하로 체온을 하강시키는 경우 저체온증의 우려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체온을 떨어뜨리면서 발작이 생기는 경우는 디아제팜(diazepam), 떨림(shivering)은 phenothiazine 등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열탈진(heat exhaustion)

땀을 많이 흘려 염분과 수분손실이 많을 때 발생하는 고열장애(열중증, heat disorder)인 열탈진은 말초혈액순환 부전으로 인한 혈관신경 조절장애, 심박출량 감소, 피부혈관 확장, 탈수 등이 주요 원인이다. 발한량이 증가할 때와 심한 폭염상황에서 중등도 이상의 작업강도에 종사할 때 주로 발생하며 고온에 순화되지 않은 경우에도 많이 나타난다. 

주요 임상증상은 심한 땀, 심한 갈증, 차갑고 축축한 피부, 피로감, 현기증, 식욕 감퇴, 두통, 구역, 구토 등이며 피로감은 언제나 나타나지만 그 외의 증상은 일정하지 않다. 체온은 38°C 이상 상승하는데 일반적으로 38.9℃를 넘는 경우는 드물다. 약한 맥박, 정상 혈압 또는 저혈압, 헐떡거리거나 호흡이 빨라지고 시야가 흐려지기도 한다.

하지만 상태가 지속될 경우 열사병으로 이어져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만큼 환자를 발견했을 경우 서늘한 장소에 옮겨 열을 식히고, 염분과 수분을 보충하며 휴식을 취하도록 해야 한다. 심한 경우 정맥주사를 통해 생리식염수를 투여하기도 한다.

◇ 열경련(heat cramps)

열경련은 더 위험한 고온 장애의 경고 신호일 수 있으며 폭염 상황에서 땀을 많이 흘린 후 물만을 보충하는 경우에 염분이 부족해서 발생한다. 주요 발생요인은 고온 적응여부로 고온작업을 떠나 2∼3일 쉬고 다시 되돌아올 때 열경련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증상은 일반적으로 근육 경련이 30초 정도 일어나지만 심할 때에는 2∼3분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경련은 어느 근육에나 일어나지만 다리 및 복부 근육과 같이 가장 많이 사용하여 피로한 근육에 주로 일어난다. 피부는 습하고 차가운 것이 특징이며 체온은 정상이거나 약간 상승한다. 

만약 열경련이 발생한다면 휴식이 가장 좋은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의사협회는 “환자를 시원한 곳에 눕히고 생리식염수를 정맥주사하거나 먹여도 좋다”며 “전해질 보충 음료(이온음료 또는 스포츠 음료)를 마시고, 경련이 일어난 근육은 마사지로 풀어줘야한다”고 전했다.
  
◇ 열실신(heat syncope, 졸도)

열실신은 폭염 상황에서 피부의 혈관확장으로 인해 정맥혈이 말초혈관에 저류되고 저혈압, 뇌의 산소 부족으로 실신하거나 현기증이 나며 급성 신체적 피로감을 느끼게 하는 증상을 말한다. 체액 상실 및 불충분한 물 섭취로 인해 발생한다.

심한 신체 작업 후 2시간 이내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의사협회는 “보통 의식 상실이 주요 증상이며, 열 실신이 일어나기 전 어지럽거나 구역, 발한, 위약감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피부는 차고 습하며 맥박은 약하다. 일반적으로 수축기 혈압이 100 mmHg 이하를 보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원한 환경에서 휴식을 취하고 수액을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가 의식이 있다면 찬물을 조금씩 먹이는 것이 좋다. 대개는 누워서 휴식을 취하면 스스로 회복되지만, 심폐소생술(CPR)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며, 다른 질병으로 인해 졸도하는 경우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의사협회는 “외부의 온도가 높으면 몸은 열을 발산하기 위해 체표면의 혈액양을 늘리고 심부의 혈액양은 감소시키게 되는데 이런 상태에서 오랜 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게 되면 체표에 순환하던 혈액의 수분들이 혈관 밖으로 이동하면서 열부종이 발생하기도 한다”면서 다리를 올린 자세에서의 휴식을 해법으로 제안했다.

아울러 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는 폭염특보 등 기상예보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탈수 예방을 위해 물 자주 마시기, 낮 시간대 활동 자제, 충분한 휴식, 모자와 밝고 헐렁한 옷 착용 등을 폭염대비 공통건강수칙으로 제안하며 만성질환자(고혈압, 심장질환, 당뇨, 뇌졸중 등)는 폭염에 더 취약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의협 홈페이지에 게시된 폭염가이드 등을 활용한 폭염대처법을 숙지해달라”고 당부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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