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조 보물선’ 돈스코이호, 진짜일까…신일그룹·소유권에도 관심↑

기사승인 2018-07-18 14: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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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그룹이 러시아 순양함 ‘드미트리 돈스코이호’(Dmitiri Donskoi)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150조 금화설’의 진위와 돈스코이호의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는지 관심이 높다.

신일그룹은 지난 15일 오전 9시50분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에서 1.3km 떨어진 수심 434m 지점에서 돈스코이호 선체를 발견했다고 17일 밝혔다.

돈스코이호는 지난 1380년 타타르족을 물리친 러시아 건국 영웅 드미트리 돈스코이 대공(1350~1389년)의 이름을 따 명명된 배다. 러시아 발틱함대 소속 1급 철갑순양함이다. 지난 1905년 러일전쟁 당시 일본군 공격을 받고 울릉도 앞바다에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에는 현재 가치로 150조원의 금화와 금괴 약 5500상자(약 200여 톤)이 실려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단순 배수량이 6000t도 되지 않는 군함용 배에 200t에 달하는 금화를 싣는 것이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반론이 나온다. 돈스코이호가 장거리 원정을 다녔기 때문에 막대한 금괴를 운송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또 재정 악화를 겪고 있던 제정 러시아가 금괴 200톤을 수병들에게 나눠줄 임금이라며 전쟁터로 나가는 전함 1척에 실었다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설령 금괴가 실려있다 해도 소유권 다툼이 불가피하다. 신일그룹은 세계 최초로 돈스코이호를 발견한 만큼 유일한 권리자라는 입장이다. 또 돈스코이호에서 발굴되는 금화·금괴 일부를 문재인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에 기부하고 울릉도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150조 보물선’ 돈스코이호, 진짜일까…신일그룹·소유권에도 관심↑그러나 무엇보다 신일그룹이 배를 인양하기 위해서는 정부로부터 발굴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해양수산부 측은 신일그룹이 현재까지 발굴 승인 신청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국유재산에 매장된 물건의 발굴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발굴승인 권한은 지방 해양수산청장(포항청)에 위임돼 있다. 포항청은 돈스코이호와 관련해 아직 관련 사항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 러시아 정부가 소유권을 주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국제법에 따라 당사국 간 협의를 통해 소유권이 결정된다. 협의가 무산될 경우에는 국제재판소로 넘어간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다. 미국 한 인양 기업은 지난 2015년 콜롬비아 북부 해안가에서 309년 전 금은보화를 싣고 스페인으로 향하다 침몰한 스페인 보물선을 발견했다. 이에 보물선 원소유주인 스페인, 보물선을 발견한 미국, 보물선이 발견된 콜롬비아가 저마다 소유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결국 30년 이상이 지난 뒤에야 미국 법원은 콜롬비아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신일그룹이 돈스코이호 발견사실을 공고하고 1년 이내에 러시아 등이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으면 배 안에서 발견될 보물은 모두 신일그룹 소유가 된다.

이에 따라 제일제강을 인수하고 돈스코이호를 발견한 신일그룹이 어떤 회사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일그룹은 보물선 인양과 바이오, 아파트 건축 및 분양·임대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종합건설·해운·바이오회사다. 18일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 따르면 신일그룹은 설립된 지 1개월여밖에 되지 않았다. 자본금 1억원으로 설립됐다. 신일그룹은 홈페이지를 통해 “1979년 설립된 신일건업을 모태로 한 글로벌 건설·해운·바이오·블록체인그룹”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신일건업은 파산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제강 주가는 돈스코이호 발견 소식이 전해진 뒤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거래소는 최대주주 변경 공시 이후 제일제강 주가가 급등하자 이 종목을 지난 16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날도 제일제강 주가는 29.81%(1240원) 상승한 5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신일그룹 측은 오는 25~26일쯤 서울에서 ‘돈스코이호 내외신 기자회견을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전날 신일그룹은 선체 함미에 ‘DONSKOII’라고 적혀있는 함명을 촬영한 사진을 대중에 공개하면서 “오는 30일 울릉도에서 인양한 유물과 잔해를 일부 공개하고 오는 9~10월쯤 본체를 인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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