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등결합상품으로 활로 찾은 케이블TV업계…실효성은 ‘글쎄’

기사승인 2018-07-20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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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등결합상품으로 활로 찾은 케이블TV업계…실효성은 ‘글쎄’

매출과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케이블TV업계에 ‘동등결합상품’이 새로운 활로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이는 궁여지책(窮餘之策)에 불과하다는 평도 이어지고 있다.

동등결합상품은 케이블 방송사의 상품(인터넷·방송)에 이통사(SK텔레콤·KT)의 유무선 상품 (집 전화·이동전화)을 묶어 소비자에게 할인해 제공하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케이블TV 시장에서 이통사들이 자사의 유무선 서비스(이동전화·인터넷)에 IPTV(B TV·올레TV·U+tv)를 결합해 상품 가격을 대폭 낮추며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케이블TV 시장을 잠식하자, 이에 독과점을 우려한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도입해 현재까지 시행 중인 제도다. 

최근 KT는 대표적 케이블TV사업자인 CJ헬로·티브로드·현대HCN과 함께 동등결합 상품 판매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양 집단은 초고속인터넷과 모바일서비스를 합한 ‘케이블 총액 결합할인’을 올해 9월 출시할 계획이다.

이번 결합상품의 할인율은 케이블 사업자 초고속인터넷 요금 3만원 미만은 20%·3만원 이상에는 30%의 할인율이 제공된다. 이와 함께 KT 이동전화 할인은 KT가 운영 중인 ‘KT 총액 결합할인’ 상품과 동일한 인하율이 적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협약을 맺은 3개 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케이블TV 사업자들과도 조속히 협의를 맺어 동등결합상품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과기부가 지정한 ‘동등결합상품 의무제공사업자’인 SK텔레콤이 CJ헬로·티브로드·딜라이브·현대HCN·JCN 울산중앙방송 등과 협력, ‘온가족케이블플랜’을 출시한 것과 버금가는 동등결합 상품이다.

이통사 중 1·2위 사업자들이 동등결합상품 상품 출시에 나선 이상 어느 정도 케이블TV 업계의 숨통이 트이게 된 상황이다.

특히 당초 동등결합상품 출시에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여온 LG유플러스도 “동등결합을 요청하는 사업자가 있다면 논의 해볼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 올 하반기 동등결합상품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졈쳐진다.

현재 케이블TV 업계에서는 1·2위 사업자들이 동등결합 상품 출시에 나섰으니 매출 회복과 공정 경쟁의 토대가 마련됐다는 긍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면 긍정적 전망과는 별개로 케이블TV업계 내부에서는 근본적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만들어진 궁여지책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사업이 없는 케이블 사업자들은 동등결합상품 말고는 대안이 없다”며 “하지만 케이블 사업자들이 원하는 결합 요금제 설계가 불가한 점이 아쉽다. 이미 이통사가 ‘결합상품’으로 가지고 있는 결합요금제와 비슷한 요금제만 출시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통사와 흡사한 상품으로 멤버십 할인·가족결합 할인 등을 지원받는 이통사와 겨루기는 어렵다”며 “결론적으로 모바일 사업을 가질 수 있는 ‘제4이동통신’이 답이다. 업계에서도 동등결합 상품은 보완재로 볼 뿐 큰 기대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다른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동등결합상품의 한계는 케이블 사업자도 이통사도 모두 안다”며 “다만 지난해까지는 상품에 대한 마케팅이 많이 부족했다고 본다. 해달라고 한 사람(케이블업계)이 마케팅을 열심히 하는 것도 맞지만 올해부터는 이통사도 마케팅에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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