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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인터뷰] 류덕환 “군대에서 보낸 2년… 더 용기내서 연기해도 될 것 같아요”

류덕환 “군대에서 보낸 2년… 더 용기내서 연기해도 될 것 같아요”

이준범 기자입력 : 2018.07.21 08:00:00 | 수정 : 2018.07.26 10:26:45


3년의 공백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최근 종영한 JTBC ‘미스 함무라비’에 출연한 배우 류덕환 얘기다. 류덕환은 ‘미스 함무라비’에서 중앙지법 최고의 정보통 정보왕 역할로 오랜만에 연기 활동을 재개했다. 적재적소에 긴장을 풀어주는 감초 조연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는 평가다. 군 복무로 인한 활동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조급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지난 19일 서울 선릉로 한 카페에서 만난 류덕환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일부러라도 더 부담 없이 편하게 작품을 고르고 편하게 연기했단다. 드라마를 보며 스스로에게 ‘다른 길 안 빠지고 잘하고 있구나’란 생각도 했다.

“오랜만에 복귀하는 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잘 모르겠어요. 오래 기다리신 분들도 있으니까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자꾸 그런 마음을 가지면 너무 부담스럽잖아요. 제가 신경을 진짜 많이 썼는데 만약 잘 안되면 어떻게 해요. 그렇다면 차라리 다르게 생각하자 했어요. 제가 2년 동안 쉬면서 더 잘할 수 있게 된 게 무엇인지, 사랑할 수 있는 캐릭터나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이 무엇인지 생각했어요. 그리고 일단 작품이 기본적으로 마음에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앞선 인터뷰에서 김명수는 류덕환과 성동일의 애드리브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촬영할 때마다 두 사람의 애드리브가 나와서 자신도 자연스럽게 그 속에서 연기를 했다는 이야기였다. 류덕환은 이에 대해 애드리브 연기에 대한 철학을 털어놨다.

“전 성동일 선배님과 코미디 철학이 통하더라고요. 선배님도 저도 대화는 깨뜨리지 말자는 게 있었어요. 상대방에게 받은 말은 제대로 전달해줘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작가님이 혼자 방에서 쓰신 글 외에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무언가 있겠죠. 그건 제가 만들어서 하는 게 아니라 제가 갖고 있는 것들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나온 것들이거든요. 현실에서는 제가 명수보다 형이고 선배지만 극중에서는 친구잖아요. 그러면 친구로서 보여줘야 하는 가벼운 모습들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억지로 웃기려고 하거나 욕심을 부리진 않았어요. 그게 가장 위험하거든요.”


류덕환은 인터뷰 도중 드라마에 대한 두려움을 털어놨다. 다섯 살 때부터 드라마 현장을 경험하며 갖게 된 일종의 트라우마였다. 드라마 현장에서 눈치 보는 것이나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무서웠지만, 이젠 다 스스로의 오해와 착각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전 너무 어릴 때부터 아역을 했어요. 지금은 아역 친구들이 다 잘하고 배려를 잘 받고 있어요. 하지만 전 소품 취급도 못 받았거든요. 매일 무시당하고 혼났죠. 아역 시절은 혼났던 기억밖에 없어요. 연기를 못하면 감독님께 혼나고, 집에 가면 엄마한테 또 혼났거든요. 그렇다보니 자꾸 눈치를 많이 보게 됐어요. 이 일이 정말 즐거운 일일까 하는 의문도 들었고요. 하지만 지금은 저 혼자 생각했던 착각이고 오해였다고 생각해요. 드라마에 대한 편견을 스스로 가졌던 거죠.”

군대에서 많은 동료들과 부대끼며 지낸 경험은 류덕환에게 큰 전환점이 됐다. 20대 때는 대중들이 그에게 원하는 작품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작품만 했다. 하지만 2년의 시간을 군대에서 보내며 생각이 바뀌었다. 대중들이 원하는 작품을 선택해도 괜찮겠다는 용기를 얻었다.

“군대에 다녀와서 용기가 생긴 것 같아요. 멀리 떨어진 존재였던 대중들과 씻고 밥 먹고 같이 자면서 2년 동안 지내다보니, 이제야 그들을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제가 병장 때 후임으로 들어온 이등병 친구가 있었어요. 그 친구가 저랑 근무를 서는데 하고 싶은 얘기가 얼마나 많았겠어요. 어떤 여배우가 예쁜지, 레드벨벳을 본 적 있는지도 물어보고 싶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친구가 착해서 고르고 골라서 한 말이 저를 TV에서 보면 반가울 것 같다는 얘기였어요. 사실 작은 거지만 감동이었어요. 그 얘길 듣고 난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살았구나 싶었죠. 제가 매체를 무서워하고 적응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이젠 내려놔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더 용기내서 해도 배우 류덕환에 대한 시선은 크게 바뀌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갖게 된 거죠. 앞으로는 전보다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작품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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