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많고 비싼 장비 넘치는 병원... '사람'은 없다?

기사승인 2018-07-20 18: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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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 많고 비싼 장비 넘치는 병원... '사람'은 없다?

우리나라 의료기관이 병상수와 고가장비는 많지만,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628일 발표한 ‘OECD 보건통계 2018’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 총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12.0병상으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이는 OECD 평균 병상수(4.7병상)2.5배가 넘는 수치다.

MRI 보유 대수도 인구 100만 명당 27.8대로 일본, 미국, 독일에 이어 네 번째로 많았다. 이도 OECD 평균(16.8)1.6배가 넘는다. CT도 인구 100만 명당 37.8대로 OECD 평균(26.8)보다 많았다.

반면, 의료 인력은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통계는 한국의 의사수가 인구 1000명당 2.3명으로 OECD 국가 중 꼴찌라고 조사했다. 참고로 OECD 평균 의사 수는 3.3명이다.

간호사수도 적었다. 우리나라는 인구 1000명당 6.8명의 간호사가 일하고 있어 OECD 회원국 평균 9.5명보다 2.7명이 적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캐나다 9.9스위스 17.0노르웨이 17.5명 등 서구 국가들은 우리보다 훨씬 많은 간호 인력을 확보하고 있었다.

병상과 고가장비 과잉은 과잉진료 폐단을 낳는다는 분석이다. 2016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의사에게 외래진료를 받은 횟수는 연간 17.0회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았다. 이는 OECD 국가 평균(7.4)보다 2.3배 많은 것으로, 환자 1인당 입원부터 퇴원까지 병원에 머무르는 평균재원일수는 우리나라가 18.1일로 OECD 평균 8.3일의 2배가 넘었다.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 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의료 인력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임에도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걸까?

보건의료노조는 병상수 늘리기 경쟁과 고가장비 구입 경쟁이 심화되면서 의료 인력에 대한 투자가 뒷전으로 밀렸다고 분석한다. 부족한 의료 인력이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환자를 돌보다 보니 끔찍한 의료사고와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OECD 보건통계와 관련해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의료사고 없는 안전한 병원을 만들고, 과잉진료가 아닌 양질의 적정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양질의 적정인력을 확충하기 위한 국가정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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