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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왜 세월호 유가족 표정을…” 발언 논란, 이번에도 책임자는 없다

“왜 세월호 유가족 표정을…” 발언 논란, 이번에도 책임자는 없다

인세현 기자입력 : 2018.07.25 12:14:13 | 수정 : 2018.07.25 12:14:30

학습 효과가 없는 걸까요. 아니면, 안일하게 생각했던 걸까요. MBC ‘전지적 참견시점’의 세월호 희화화 논란이 다 가라앉기도 전에 또다시 방송계에서 적절치 못한 세월호 관련 발언이 나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문제가 된 것은 방영을 앞둔 KBS2 새 드라마 ‘러블리 호러블리’의 강민경 PD 발언입니다. 강 PD는 최근 촬영 현장에서 한 배우의 연기를 지적하며 “왜 세월호 유가족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장에 있던 스태프는 이와 같은 강 PD의 발언에 분노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투고했고, 이 사건은 단체 메시지 등을 통해 퍼져나갔습니다.

사건이 조금씩 퍼지자 자신의 발언이 적절치 못했음을 깨달았던 것일까요. 강 PD는 드라마 전 스태프 앞에서 해당 발언을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4일 이 일이 기사화되며 논란은 다시 점화됐습니다.

이 발언을 접한 대중은 크게 분노했습니다. 어떠한 맥락에서 봐도 적절하지 못한 발언임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한 국가적 대형 재난사고입니다. 아직 원인 파악과 책임소재에 대한 분쟁이 이어지고 있죠. 사고 이후 유가족은 가족을 잃은 슬픔을 견디는 한편 무책임한 루머에 시달리며 고통받았습니다. 이와 같은 참사와 유가족을 연기 지도 과정에서 부정적인 비유로 사용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러블리 호러블리’의 배경수 CP는 복수의 언론매체를 통해 해명과 사과에 나섰습니다. 배 CP는 “배우가 인터뷰하는 장면을 촬영했는데, 그 모습을 보고 강 PD가 ‘세월호 인터뷰가 아니니 밝게 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부적절한 발언이고 실수도 맞다”며 “어떤 의도를 했다기보다 본인이 생각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말이다. 데뷔작이라서 잘하고 싶고 부담이 컸던 상황에서 실수했다. 강 PD는 내부적으로 질타도 많이 받고 자숙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강민경 PD는 지난 23일 유경근 세월호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에게 직접 연락해 사과를 했다고 합니다. 유 위원장은 “우리가 늘 그런 표정으로 인터뷰를 했었나 보다. 아이들을 가지고 이야기한 것도 아니고 좋은 드라마 만드시길 바란다”는 말을 건넸다고 하네요.

강 PD의 적절치 못한 발언은 결국 작품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방영 전인 드라마이지만, 대중이 보내는 눈초리는 곱지 않습니다. 관련 기사에는 강 PD를 비판하는 댓글은 물론 드라마를 보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도 다수입니다.

하지만 KBS의 내부징계 등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발언 당사자가 반성하고 자숙하는 것이 이번 사건의 마무리인 셈이죠. 내부 조사단을 꾸려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고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이 재차 사과하고 나서야 방송을 재개했던 ‘전지적 참견시점’과는 또 다른 결말입니다.

대중의 거센 질타에도 불구하고 방송가에 세월호 관련 논란이 거듭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잘못한 사람과 피해 입은 사람이 분명한데, 책임지는 사람은 없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방송가의 안일한 인식과 시스템이재고되길 바랍니다. 말 한마디의 영향력에 기댄 일을 하는 사람들인 만큼, 말 한마디의 무서움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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