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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주저앉은 주세법, 멈춰선 개혁

주저앉은 주세법, 멈춰선 개혁

조현우 기자입력 : 2018.08.02 01:00:00 | 수정 : 2018.08.01 16:27:04

종량세 전환을 골자로 한 국내 주세법 개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던 문재인 정부의 핵심 캐치프레이즈에 반하는 결과다.

지난달 3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8년 세법개정안에는 주세법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수입맥주와 국내맥주 과세체계 형평성을 위해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지만 정부는 판단을 미뤘다.

이번 주세법 개정의 핵심은 종가세체계를 종량세로 바꾸는 것이다. 현행 종가세는 출고가격에 세금을 부치는 것으로 사실상 수입맥주와의 가격차이를 만드는 원인이었다. 종량세는 알코올 도수 또는 용량에 따라 과세하는 것을 말한다.

종량세는 소주·막걸리 등 기타 주종과의 연쇄성이 있어 쉽게 손댈 수 없다는 인식이 강했으나 이번 개정은 맥주만을 대상으로 해 이러한 우려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소비자 반발을 이유로 문제를 회피한 것이다.

수입맥주와 국산맥주간의 역차별 논란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현행 주세법상 국산맥주는 제조원가를 국세청으로 신고해야한다. 이 제조원가에 판매관리비와 이윤을 더한 금액의 72%가 주세로 붙고, 주세의 30%가 교육세로 붙는다. 또 제조원가·주세·교육세를 더한 전체 금액의 10%의 부가가치세도 더해진다.

반면 수입맥주는 제조원가가 이닌 신고가에 과세된다. 통상 공장출고가에 운임비 등을 더한 가격을 기준으로 잡지만, 문제는 이 신고가를 수입업체가 직접 설정한다는 점이 문제다. 실제 출고가와 운임비를 더한 가격이 1000원이라고 하더라도 신고가를 400원으로 신고할 경우 이 400원에 대한 세금이 붙게 된다.

또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미국과 유럽연합에서 수입하는 맥주는 과세조차 부과되지 않는다. 국산 맥주 제조업체가 역차별 운운하는 것이 엄살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주세법 개정은 국산맥주에 힘을 실어준다기보다, 동등한 출발 선상에 서게 된다는 의미가 더 강했다.

이웃나라인 일본은 적극적인 주세법 개정으로 시장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은 맥주와 기타주류의 세금격차를 줄여 조세 부담의 형평성을 맞췄다. 일본 개정 주세법은 맥주와 일본주를 감세하고 와인과 발포주 등은 증세하는 방식으로 맥주의 주세가 높다는 일선 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했다.

물론 일본과 우리나라의 시장상황과 소비형태가 다른 만큼 단순하고 직접적인 비교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시장에 명백하게 잘못된 부분이 있을 때 정부가 이를 어떻게 해결하고 대응하는지에 대한 태도는 분명 차이가 있다.

현재 수입맥주와 국산맥주는 기회가 평등하지도, 과정이 공정하지도 않다. 이를 바꾸기 위한 작은 개혁은 정부의 책임 회피에 시작부터 주저앉게 됐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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