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문화]"서예 작품에 담은 역사" 2018 문자문명전 개최

입력 2018-08-08 16:44:26
- + 인쇄

8일 오후 2시 ‘2018 문자문명전’이 열린 첫날 경남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성산아트홀.

서예 작가들의 생각과 개성을 담은 작품도 보고 35도를 넘는 한낮의 무더위도 피하기 위해 노년의 부부, 대학생, 학생 단체 등 다양한 방문객들이 이날 전시를 찾았다.

대학생 장주비(19·창원시 성산구)양은 “이상화의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서예로 쓴 손수조 작가의 작품이 기억에 남는다”며 “서예 작가가 암울했던 시대의 절박한 심정을 서체에 담아낸 것 같아 공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문자는 역사다”라는 의미의 즉사즉서(卽事卽書)다.

작품들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현대 작가의 인식을 문체와 그림 등 작품으로 표현했다.

예컨대 성산아트홀 1층 제1전시실 입구에서 마주 보이는 김종원 작가의 ‘용의 눈물-석보상절’은 조선시대 수양대군이 아버지 세종의 명으로 석보상절을 만든 역사를 배경으로 한다.

석보상절은 살생하지 않았던 부처의 일대기를 기록한 책이지만 정작 이를 만든 수양대군은 훗날 어린 조카 단종을 몰아낸 왕으로, 작품은 이런 역사의 아이러니를 담고 있다.

김영삼 작가는 작품 '광주민주화운동을 추념하며'와 '봄날은 온다'라는 묵으로 그린 매화작품(墨梅) 2점으로 자신의 경험담을 고백한다.

이들 작품 2점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상무대에서 복무 중이던 작가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던 당시의 복잡한 심경을 토로한 작품이다.

정형화된 서체와 그림이 아니라서 한 번에 이해할 수 없는 작품도 있다.

하지만 담고 있는 메시지를 유추해보는 것은 작품을 감상하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한 번쯤 생각한 뒤에 작품 아래 붙은 설명을 읽어보면 좋다.

전시공간은 모두 7개로 즉사즉서라는 의미를 관통한다.

이 가운데 1전시실은 독사유감(역사를 읽고 느낀 바), 2전시실은 방필종횡(종횡무진으로 붓을 쓰다), 3전시실은 의재필선(뜻이 붓보다 먼저 존재하다)라는 별도의 주제를 갖고 있다.

각 전시실 입구에 의미가 설명돼 있으니 읽어보고 관람하면 좋다.

국내·외 작가 635명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이날부터 오는 18일까지 열린다.

입장료는 무료이고 문의는 창원문화재단 전시사업팀으로 전화(055-719-7833)하면 된다.

[경남문화]

창원=정치섭 기자 cs@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