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연이은 ‘사법농단’ 관련자 소환…‘열쇠’는 임종헌

기사승인 2018-08-09 10: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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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연이은 ‘사법농단’ 관련자 소환…‘열쇠’는 임종헌사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관련자를 잇달아 소환하며 ‘사건의 몸통’으로 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8일 김모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를 불러 조사했다. 이 사건 수사가 시작된 이후 현직 판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공개 소환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검찰에 출석하며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직 시절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에서 일하며 법관 뒷조사 문건 등을 작성한 인물이다. 지난해 2월에는 인사 발령이 나자 새벽에 법원행정처에 나와 자신이 쓰던 공용컴퓨터에서 파일 2만4500건을 무단으로 삭제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검찰은 해당 파일의 복원 작업에 나섰고, 최근 목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삭제된 지 1년이 넘었고 작성자인 김 부장판사가 입을 열지 않는 이상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없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법원의 영장 줄기각으로 수사에 차질을 빚게 된 검찰이 수사방향을 급선회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법원이 수사자료 확보를 위한 압수수색 영장마저 쉽게 내주지 않기 때문에 관련자 조사를 통해 진술 등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수사를 이어나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번 의혹에 연루된 전·현직 대법관 등 ‘윗선’을 수사하기 위해서라도 관련자들의 진술 확보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법농단 의혹을 풀 ‘열쇠’로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꼽힌다. 그는 실무자인 행정처 심의관들에게 법관사찰·재판거래 의혹 문건 작성을 지시하고 작성된 문건을 윗선에 보고하는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환조사를 받은 심의관들은 “임 전 차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의 소환조사를 기정사실로 한 상태다.

임 전 차장이 검찰 조사에서 해당 문건을 윗선에 보고했고, 이에 따른 후속 지시 등이 있었다고 진술할 경우 관련자들은 소환조사를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반면 임 전 차장이 입을 열지 않을 경우 윗선 수사는 어려워질 수 있다. 앞서 법원의 자체조사 결과 사법행정권 남용의 책임자로 임 전 차장이 지목되자,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심의관들이 임 전 차장의 윗선을 언급하지 않은 점도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결국 법원이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압수수색 영장을 줄줄이 기각한 상황에서 임 전 차장의 진술에 따라 검찰의 윗선 수사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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