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SOC 확대, 대형건설사 ‘빛 좋은 개살구’…중견사 ‘노다지’

기사승인 2018-08-10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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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SOC 확대, 대형건설사 ‘빛 좋은 개살구’…중견사 ‘노다지’

정부는 최근 생활 SOC(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늘릴 것을 요구했다.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시장 규제에 위축돼있던 건설업계에게는 단비와 같은 소식인 셈이다. 다만 사업적인 측면을 고려해 수익성을 따져본다면 대형건설사와 중견건설사와의 입장은 나뉜다. 대형사에게는 생활 SOC 확대는 빛 좋은 개살구인 반면, 중견사에게는 수주할 사업이 많은 노다지라는 평이다.

◇정부, 생활 SOC 7조 투자

생활 SOC는 도서관, 체육시설, 교육시설, 문화시설 등 생활과 밀접한 인프라를 말한다. 토목사업으로 꼽히는 도로와 철도, 항공 등과 같은 전통적 인프라와는 다른 사업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지역밀착형 생활 SOC 투자를 과감히 확대해달라”고 주문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기획재정부도 지난 8일 건강 증진, 여가 촉진, 지역 균형 발전, 환경·안전 수준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10대 지역밀착형 생활 SOC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해 대통령의 주문에 답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정부는 문화·생활체육 등 관련 편의시설, 지역 관광 기반시설, 도시재생, 농어촌 생활여건 개선, 스마트 영농, 노후산업단지 재생 및 스마트 공장 확대, 복지시설 기능 보강, 생활안전 인프라, 미세먼지 대응, 신재생에너지 등 10개 분야에 7조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한다.

◇건설사, 새로운 먹거리 될까

이처럼 정부가 막대한 예산 투입 계획을 밝히자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관련 업계는 계산기를 두드리며 사업 참여를 위한 눈치싸움을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건설사와 중견사의 입장은 확연히 달랐다. 통상 일정규모 이상이 돼야 수주에 참여하는 대형사에게 이번 생활 SOC 사업은 별다른 수익성이 없기 때문이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생활 SOC 인프라 확충은 앞으로 건설경기 부흥과 일자리 증가 등의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어 건설업계 종사자로써는 환영할만한 일”이라면서도 “대형건설사 종사자 입장에서는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사업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도 “7조원을 투입하는 만큼 프로젝트가 굉장히 많아 보이지만, 대형사 입장에서 그 중 몇 군데 수주권을 따봤자 사업규모 매출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건설경기가 안좋은 상황에서 업계 일감 차원에서는 좋은 소식이지만 사업적 측면에서 대형사는 생활 SOC 사업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중견건설사에게 생활 SOC 투자 확대는 일감 노다지와 같다는 입장이다. 생활 SOC 투자 확대가 장기적으로는 수주 전반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그동안 일반 토목공사는 비용 문제 등으로 인해 중견사들이 대형사와 달리 참여하기 어려웠다면, 이번 사업은 오히려 중견사에게 최적화된 사업이라는 설명이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일반 토목공사가 비용 문제로 중소건설사들이 참여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이번 생활 SOC 사업은) 그런 중견사들에게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며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와 봐야 알겠지만 내부 검토 후 괜찮은 프로젝트 수주권을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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