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비빔밥 먹으며 현안 논의…대통령은 느티나무 만년필 선물

‘협치’ 강조한 132분 회동…탈원전·드루킹 등 민감내용 오가기도

기사승인 2018-08-16 19:5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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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비빔밥 먹으며 현안 논의…대통령은 느티나무 만년필 선물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 간 회동은 오색 비빔밥처럼 조화롭고 맛깔나는 자리였다. 분위기는 밝았지만 탈원전· 드루킹 특검 등 사안이 오갈 때는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가라앉은 분위기를 농담이 풀어주기도 했다. 회동은 132분간 이어졌다.

문 대통령과 당 대표 회동이 16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렸다. 한병도 정무수석이 오전 11시 40분께 청와대 입구에서 각 당 대표를 맞아 사전 환담장소인 충무전실로 안내했다.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김의겸 대변인 등도 배석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 전 이곳을 찾아 대표들과 악수한 뒤 오찬장소로 이동했다. 원형 탁자 가운데 문 대통령이 앉았다. 그 주위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직무대행,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앉았다. 5당 원내대변인도 주변에 앉았다.

오찬메뉴는 오색비빔밥이었다. 지난해 회동에도 비빔밥이 나왔다. 비빔밥은 5당을 대표하는 색과 동일한 식재료를 사용했다. 민주당은 파란색 물이 많이 나오는 식용꽃 블루버터플라이, 한국당은 붉은색의 무생채, 바른미래당은 민트색에 가까운 애호박 무침, 민주평화당은 초록빛의 엄나물, 정의당은 계란 노른자 지단을 썼다. 

절기상 말복을 맞아 식전에는 삼계죽도 나왔다. 후식으로는 냉 오미자차와 계절과일이 나왔다.

문 대통령과 원내대표들은 밥을 먹으며 대화를 나눴다. 비공개 회동에서는 김성태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에 드루킹 특검, 탈원전 등을 소재로 질문을 했다. 김 원내대표는 북한산 석탄반입 문제와 관련해 국정조사를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합의문에 탈원전 재고 입장을 넣자는 김성태 대표 주장에 “그것은 제가 김 대표님 의견을 잘 경청한 것으로 하죠”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문 대통령과 김 원내대표는 30분 가까이 격론을 벌였다. 남북회담 문제와 북한산 석탄반입 문제, 비핵화 논쟁 등을 토론했는데 얼굴을 붉힌 수준은 아니었다는 후문이다.

현안 토론 도중 농담도 오갔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외롭다. 계속 1대 4로 싸운다. 바른미래당이 어떨 땐 야당이고 어떨 땐 여당이다. 평화당과 정의당은 도저히 야당이라고 할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김관영 원내대표는 “우린 야당이다. (한국당의) 우군”이라고 답해 참석자들이 웃었다.

오찬이 마무리될 즈음 윤소하 직무대행은 문 대통령에게 고(故) 노회찬 의원 저서 ‘노회찬 작심하고 말하다. 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를 선물했다. 지난해 회동 때 노 의원은 문 대통령에게 조남주 작가가 쓴 ‘82년생 김지영’을 선물했다.

윤 직무대행은 “착잡하기도 하지만 그 마음을 제가 전해드리도록 하겠다”며 “많이 생각을 해주십사 하고 이렇게 전해드린다. 이 안에 김지선 여사님도 있다”고 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다시 한번 애도와 조의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당 대표들에게 느티나무로 만든 만년필을 선물했다. 청년 중소기업이 만든 만년필로 대표 이름을 각각 새긴 제품이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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