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윤정수의 '도촬' 논란, 동의없는 촬영만 문제인 건 아닙니다

윤정수의 '도촬' 논란, 동의없는 촬영만 문제인 건 아닙니다

기사승인 2018-08-17 13: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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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윤정수의 '도촬' 논란, 동의없는 촬영만 문제인 건 아닙니다개그맨 윤정수가 ‘도둑촬영’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비연예인 여성을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고, 공개한 것이 문제가 된 것입니다.

시작은 지난 16일. 윤정수는 자신의 SNS에 ‘혼자놀기’라며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카페에 방문해 여유를 만끽하는 자신의 일상을 공개한 사진은 언뜻 보기에는 별 문제 없어 보였죠. 하지만 여러장의 사진 중 두어 장의 사진이 문제가 됐습니다. 그 중에서도 자신이 방문한 카페의 비연예인 여성 고객을 찍은 사진이 논란의 중심이었죠.

윤정수는 자신과는 전혀 관련 없는, 카페의 여성 고객을 배경으로 두고 셀카를 찍었습니다. 사진에 덧붙인 글은 “카페 안에 여성분, 가게 안에 단둘인데 나한테 관심 1도 없으심”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어 카페 방문객의 얼굴을 가리지 않은 채 해당 사진을 게재했고, 이를 접한 네티즌들이 삭제를 요구한 것입니다.

요구의 취지는 모두 동일합니다. 해당 여성은 윤정수의 사진 촬영에 동의하지 않았고, 연예인으로서 알려진 윤정수의 계정에 사진이 올라가 얼굴이 불특정다수에게 노출됐다는 것이죠. 이것이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주요한 네티즌들의 지적입니다. 윤정수 또한 해당 의견에 동의하며 “본의 아니게 카페가 너무 조용하고 편하다보니 아무 생각 없이 얼굴이 작게라도 나온 여성분께 죄송하단 말씀 드리면서 급수정했습니다. 미안합니다”라는 글을 덧붙이며 여성의 사진을 가린 채 재업로드했습니다.

그러나 사과를 했음에도 해당 게시물에 대한 논란은 식지 않고 있습니다. 윤정수의 게시물이 재업로드 된 점과, ‘작게라도 나온 여성’, ‘본의 아니게’ 라는 문구 등이 해당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음을 나타낸다는 것이죠. 반대로 윤정수의 게시물이 ‘도둑촬영’이라는 자극적인 문구로 표현될만한 일인지 묻는 네티즌들도 있습니다. 실수할 수는 있지만, 사과한 이상 필요 이상으로 논란을 키우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죠.

하지만 해당 내용을 단순히 ‘도촬’ 논란으로만 볼 수 없다는 의견도 큽니다. 생각없이 찍었든, 작게 나왔든 자신과 상관없는 타인의 사생활 자체를 공개적인 SNS에서 불특정다수에게 노출시킨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죠. SNS에서의 개인의 신상 노출과 위치 노출에 따른 범죄 피해의 위험성은 그간 많은 전문가들에게 지적돼 왔습니다. 그 시각 어떤 위치에서 그 비연예인 여성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노출시켰다는 것 또한 문제지만, ‘도둑촬영’ 논란에 가려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윤정수 본인은 게시물을 한 차례 수정한 후에는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러기도 어렵겠죠. 하지만 지금의 논란이 단순히 도둑촬영뿐만 아닌, 타인의 신상을 함부로 노출했기에 문제라는 것은 인지하면 좋지 않을까요. 더불어 유명인으로서의 파급력에 따른 의무, 혹은 안전의식도 다시 한 번 의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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