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맹추격하는 중국…조선업, 인력감축 vs 공격적인 투자

기사승인 2018-08-20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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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삼성중공업 제공

한국 조선업이 위기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주 절벽으로 실적 악화가 지속되면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인력마저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투자와 구조조정을 통해 한국 조선업 공략에 나서면서 또 한번 위기를 맞고 있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1244억원, 영업손실 175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삼성중공업도 같은 기간 매출 1조3466억원, 영업손실 10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41.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대우조선해양만이 유일하게 2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긴 했지만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조3257억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7%, 65.5% 줄었다. 

이 같은 실적 악화에 하반기 고강도 구조조정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임금·단체협약 협상에서 노조 격인 노동자협의회(노협)에 무급 순환휴직 시행을 제안했다. 현대중공업도 이달부터 해양플랜트사업본부 2000여명에 대한 무급 휴직을 추진한다. 두 회사 모두 창사 이래 처음으로 무급 순환휴직을 시행하는 것으로 그 만큼 업황이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반면 중국은 이 기회를 틈타 대규모 투자와 구조조정을 통해 자국 조선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국유 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집단공사(CSSC)와 중국선박중공집단공사(CSIC)의 합병안을 사전승인했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연간 매출 규모가 총 5080억 위안(약 86조2940억원)이 된다. 이는 세계 1~3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매출 합계보다도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중국 정부가 주도해 합병을 추진하는 이유는 그간 저가수주 방식에서 벗어나 국내 업체들이 주력하고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고용량 유조선, 그리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올 초 '중국제조 2025'를 통해 조선산업을 10대 중점 육성 분야로 선정했다. 뿐만 아니라 오는 2020년까지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점유율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히면서 한국 조선업을 위협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의 조선 기술격차는 지난 2014년 3.6년에서 최근 3.4년으로 0.2년 좁혀졌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두 나라의 기술 격차는 더욱 좁혀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상황에 기술격차까지 줄어들면 국내 조선업은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연구개발과 고부가가치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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