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에 분노한 포항 자이 입주 예정자들…"우리를 범죄자 취급마라"

입력 2018-08-20 15: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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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후 7시 포항 자이 입주 예정자들이 아파트 정문 앞에서 GS건설의 하자 보수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갖고 있다. 입주 예정자 제공

경북 포항 자이아파트 부실 시공 논란과 관련, 하자 보수를 요구하는 입주 예정자들이 GS건설로부터 범죄자 취급을 받는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GS건설이 하자 보수를 요구하는 입주 예정자들을 '미친 강성', '강성' 등으로 분류한데 이어 '반대세력'으로 지칭하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GS건설은 입주 예정자들로부터 하자 신청을 받으면서 고객 성향을 따로 입력해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GS건설 측이 일부 입주 예정자를 '미친 강성'이나 '강성'으로 표현한 메모. 입주 예정자 제공

특히 하자 보수를 위해 요구사항을 적는 과정에서 GS건설 직원이 일부 입주 예정자를 '미친 강성'이나 '강성'으로 표현해 공분을 사고 있다.

GS건설 측은 "'미친 강성' 부분은 일부 직원이 업무 과부하가 걸려 잘못 표현한 것으로 회사는 그렇게 분류하지 않는다"며 "해당 직원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조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GS건설 포항 자이 현장 대리인 명의로 발송된 장문의 문자메시지도 도마에 올랐다.

입주 예정자들에 따르면 문자메시지에는 "입주 예정자 카페를 중심으로 '반대세력'에 밀려 기존 협의했던 집행부가 사퇴했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또 "8월 9일 입주 예정자, 시청, 시의회, 감리단 합동점검 결과 준공에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으나 일부 입주 예정자들의 민원으로 사용승인이 보류되고 있어 13일 입주가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는 GS건설이 하자 보수를 요구하는 입주 예정자들을 '반대세력'으로 단정짓고 이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입장 표명으로 논란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GS건설 측의 행태에 분노한 입주 예정자들은 급기야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섰다.

이들은 월·화·목·금요일 오후 7시 아파트 정문 앞에서 촛불집회를 가질 계획이다.

또 20일부터 주말을 제외한 매일 오전 11시 시청에서 집회를 이어가기로 했다.

지난 17일 촛불집회에 참가한 입주 예정자 K씨는 "제대로 된 하자 보수를 해 주지 않는 GS건설이 오히려 우리를 강성으로 만들고 있다"며 "생업에 지장을 초래하면서까지 촛불을 들고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개탄스럽다"고 비난했다.

포항 자이 4기 운영진 측은 "우리의 안전을 보장받는 그날까지 집회를 이어갈 것"이라며 "GS건설은 책임있는 자세로 나서 불필요한 소모전을 끝내달라"고 촉구했다.

포항=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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