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때 입은 미세골절, 모르고 지나치면 큰 병 부른다

여름휴가 후 찾아온 관절 질환…사소한 부상도 놓치지 말아야

기사승인 2018-09-02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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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때 입은 미세골절, 모르고 지나치면 큰 병 부른다직장인 A(42·남)씨는 지난 여름휴가에 가족들과 워터파크를 다녀왔다. 워터슬라이드를 타다가 물에 입수하면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허리 쪽에 통증을 느꼈지만 이후 통증이 크게 느껴지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휴가 후 회사에 출근했던 A씨는 허리 부위 통증이 심해졌고, 며칠간 통증이 이어져 병원을 찾았다. A씨는 척추미세골절을 치료하지 않아 생긴 척추후만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A씨처럼 여름휴가지에서 입은 부상을 방치해 치료를 받지 않다가 병을 키우는 사람들이 종종 발생한다. A씨가 엉덩방아를 찧어 입은 미세골절(Micro Fracture)은 낙상이나 외부 충격을 받은 부위 뼈에 얇게 실금이 간 상태다. 통증이 심하지 않고 며칠 지속되다가 없어지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골절 부위에 통증 등 또 다른 증상이 나타나고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상 부위의 은근한 불편함이 지속되고 파스나 뿌리는 소염진통제, 찜질로 통증의 차도가 없다면 반드시 미세골절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휴가지에서 엉덩방아를 찧거나 부딪힌 후 통증이 지속된다면 우선 척추미세골절을 의심해봐야 한다. 척추미세골절은 외부 충격 때문에 척추가 주저앉은 척추압박골절의 한 형태다.

X선 촬영에서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세하다. 하지만 가벼운 골절이고 참을만한 통증이라 여겨 치료를 받지 않으면 골절된 부위의 척추가 점점 내려앉으면서 척추압박골절로 진행하거나 척추가 굽어지는 척추후만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척추미세골절일 경우 골절 정도가 가볍기 때문에 초기에는 보조기를 착용하고,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만 방치해 척추의 불안정성이 심해지고 신경 압박으로 인한 마비까지 동반될 경우 수술로 치료할 수 밖에 없다.

더본병원 김준한 대표원장은 “척추미세골절은 골절 부위에 견딜만 한 통증이 있어 방치되는 경우가 많은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척추압박골절이나 심할 경우 척추후만증으로 발전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척추뼈가 어긋나게 되므로 다른 척추질환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며 “누워있거나 서있을 때는 괜찮지만 누웠다 일어나는 과정, 자세를 바꿀 때 특히 통증이 심해진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세골절을 주의해야 하는 부위는 척추뿐만이 아니다. 야외활동이 많은 휴가지에서 넘어질 때 먼저 짚게 되는 손목은 미세골절 부상을 당하기 쉬운 신체 부위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버티다 보면 발목을 삐거나 인대가 손상되고 미세골절로 이어지기도 한다.

손목부위가 붓고 멍이 들어 하루 이틀 정도 안정을 취해도 가라앉지 않는다면 인대나 손목뼈에 미세골절을 입었을 확률이 높다. X선 촬영으로 비교적 쉽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발목 인대 손상은 주로 미끄러지면서 인대가 늘어나거나 미세하게 찢어지는 손상을 입는다. 인대는 한번 늘어나면 자연치유가 어렵고, 회복된다고 해도 인대에 흉터가 남아 자꾸 발목을 삐는 습관성 염좌로 이어지기 쉽다. 발목에 잦은 부상을 입고 치료를 소홀히 한다면 박리성골연골염이나 발목 관절염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박리성골염골염은 연골 하부의 골이 부분적으로 혈액을 공급받지 못해 괴사하고, 이 연골의 일부분이 퇴행성 변화를 일으켜 주위 뼈와 분리돼 연골조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로 무릎과 발목 부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관절 부위에 외상을 입었을 때 관절 내부에서 무언가 걸리거나 끼고 도는 듯한 증상이 나타난다. 

김준한 대표원장은 “손목은 사용 빈도가 높아 부상이 있을 때 불편함이 커 빨리 발견하는 경우가 많지만, 발목 염좌는 참을 만한 통증 때문에 파스나 찜질 등으로 자가 치료하면서 방치 돼 박리성골연골염이나 관절염으로 발전하는 경우 많다”면서 “어떤 부위라도 낙상이나 충격으로 인한 미세한 통증이 지속된다면 미세골절을 의심하고, 정확한 진단과 신속한 치료가 이뤄져야 더 큰 질환이나 만성통증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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