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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성공 방정식, 핸드폰에는 왜 안통할까?

임중권 기자입력 : 2018.09.04 01:00:00 | 수정 : 2018.09.04 08:56:18

LG전자가 지난달 31일 개막한 유럽가전박람회 ‘IFA 2018’에서 공개한 스마트폰 ‘LG G7 원(One)’과 ‘LG G7 피트(Fit)’ (사진=연합뉴스 제공)

조성진 부회장의 주도로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적자를 떨쳐내기 위해 ‘모듈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가전에서 빛을 본 전략이 스마트폰 사업에서는 신통찮은 결과를 내고 있어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모듈화 전략은 각종 제품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을 표준화해 다른 모델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한 전략이다. 전 세계에서 유명한 장난감 블록 회사 ‘레고’(Lego)가 가장 먼저 제품 생산에 적용한 공정 방식이다. 4~5개의 모듈만으로 다양한 제품 생산이 가능해 생산 효율성과 원가 절감에 큰 도움이 되는 혁신 공법이다.

조 부회장은 제품 생산 효율화 방식인 ‘모듈화’를 통해 LG전자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만들어 낸 주인공이다.

앞서 2000년대 초반부터 LG전자의 세탁기 연구실장·세탁기 사업부장(상무)·세탁기사업부장(부사장) 등을 역임하는 가운데 2005년대 세탁기 부문 모듈화를 완료했다. 이후 2013년 LG전자 HA(Home Appliance)사업본부장 사장 직책을 통해 가전사업을 맡게 된 이후에는 자사 모든 가전제품에 모듈화를 적용했다.

모듈러 적용 과정에 사내에서 크고 작은 진통도 있었지만 조 부회장의 뚝심 있는 모듈화 추진은 적자를 보던 인덕션 사업 회복은 물론 중국산 저가 제품과 경쟁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LG전자는 원가 절감을 통해 수익 개선도 이뤄냈다. 부품 모듈화를 통해 생산공정을 절반으로 줄이고, 공정 시간을 40%로 단축했다. 또 단순화된 모듈러 디자인으로 불량률은 낮추는 효과도 냈다. 이 과정에서 설비 비용, 인건비 등이 절약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이 같은 효과는 회사의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익을 통해 증명됐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에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1조87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렇듯 효과가 입증된 전략을 MC사업부에도 적용한 상태다. 문제는 모듈화 전략의 효과가 LG전자 MC사업부에서는 별다른 효과를 못 보고 빛이 바래고 있다는 점이다.

LG전자 가전 사업부의 경우 모듈화를 통해서 가전 사업에서 기본적으로 원가절감과 생산 효율성 증대는 물론이며 회사가 가진 백색가전은 LG라는 브랜드 가치와 가전 기술력을 통한 프리미엄 제품 대접을 국내외에서 받고 있다.

반면에 스마트폰 사업은 LG전자의 스마트폰 기술력과 별개로 저조한 브랜드 가치에 판매량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원가를 절감하고 제품을 고가·중가·저가로 나눠서 올해만 ▲X4 ▲X4+ ▲X5 ▲V30S 씽큐 ▲V35씽큐 등 가격별로 제품군을 다양하게 선보였지만 판매량은 급감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지 애널리틱스(AS) 조사 결과에 따르면 LG전자의 올 2분기 스마트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최근 5년간 최저치인 950만대를 기록했다. 점유율 3%로 화웨이와 같은 중국 업체보다도 크게 뒤떨어지는 상태다.

조 부회장이 가전에서 선보인 모듈화 성공 방정식이 LG 스마트폰의 낮은 브랜드 가치에 빛을 못 보고 있다는 평이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MC사업부에서 모듈화 효과가 신통치 않은 이유를 대표적으로 두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LG 스마트폰의 낮은 브랜드 가치와 적자 탈출을 위한 제품군 다양화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갤럭시’, 애플은 ‘아이폰’이라는 확실한 브랜드가 있다. 하지만 LG전자는 대표 제품군인 G와 V 시리즈도 소비자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게다가 최근 잇달아 LG폰의 출시가 이어지니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LG전자는 무슨 스마트폰이 이렇게 많으냐는 반응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뷔페식으로 제공되는 서비스, 상품은 킬링콘텐츠가 없을 때 선택되는 방식”이라며 “잦은 제품 출시는 마케팅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악수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명확하게 상반기 혹은 하반기 전략형 스마트폰으로 구분된 상태가 아닌 일부 사양을 개선하거나 다운그레이드시킨 제품을 잇달아 시장에 내놓은 방식이 당장 손익 개선은 몰라도 브랜드 가치를 떨어트린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적자 탈출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라면서도 “하지만 재고가 남은 부품 혹은 이미 출시된 LG플레그십 스마트폰과 흡사한 제품을 계속 출시해서 내놓으면 기존에 플레그십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LG 스마트폰 충성 고객도 잃고, 브랜드가치도 희미해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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