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이름의 범죄’… 지난해 대구 데이트 폭력 247건

입력 2018-09-11 11: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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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이름의 범죄’… 지난해 대구 데이트 폭력 247건

지난해 대구에서 발생한 데이트 폭력이 전년도에 비해 10.7%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은 11일 대구의 데이트 폭력 현황이 담긴 ‘사랑이라는 이름의 범죄’ 데이트 폭력 OUT!이란 제목의 대구여성가족 브리핑 제31호를 발간했다.

대구여성가족재단에 따르면 전국의 데이트 폭력 가해자는 2007년 8925명에서 2017년 1만 303명으로 최근 10년간 증감을 반복하다 지난 2014년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대구의 데이트 폭력 가해자 수는 2016년 223명에서 2017년 247명으로 전년대비 10.7%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증가율은 23.1%포인트다.

지난해 대구의 데이트 폭력 가해자 중 7.7%가 구속돼 구속비율은 전국 평균 4.0%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대구에서 발생하는 데이트 폭력의 경우 구속될 정도로 심각한 경우가 많거나 비교적 경미한 폭력은 제대로 신고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재단은 분석했다.

데이트 폭력 인식 조사에서 정서적·신체적·성적 폭력에 대한 인지는 90% 이상으로 높았으나, 일정이나 옷차림 등을 제한하는 ‘통제 행동’에 대해서는 여성 66.0%, 남성 59.5%만 ‘데이트 폭력에 해당된다’고 응답했다.

1년간 1번 이상의 통제 피해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여성이 57.5%, 남성이 44.5%로 나타났다.

반면 ‘원하지 않는 성관계 영상을 촬영하거나 나체사진을 찍는 것’에 대해서는 여성 97.5%, 남성 95.8%가 ‘폭력’이라고 답변해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반영했다.

성적 폭력 피해는 여성(16.8%)이 남성(5.3%)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데이트 폭력 예방을 위해서는 ‘가해자 처벌을 강화해야 된다’는 응답이 여성(51.8%)과 남성(44.3%) 모두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사소한 폭력도 용납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을 꼽았다.

데이트 폭력 피해자 지원정책에 대한 질문에서는 ‘가해자 접근 금지 등 신변 보호’, ‘피해자 상담 및 지원’,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 및 캠페인’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은 이번 설문 조사 결과를 토대로 데이트 폭력에 적극 대응키 위해서는 국회 차원의 법률 제정 검토와 지자체의 조례 제정으로 예방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가해자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대구여성가족재단 정일선 대표는 “연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데이트 폭력은 외부에서 알기 어려운 범죄인만큼 데이트 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폭력허용적 사회 문화 개선과 성별 차이를 고려한 가해자 및 피해자 교육 마련이 필요하다”며 “지속적으로 데이트 폭력이 근절될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설문 조사는 대구여성가족재단이 지난 4월 한 달간 대구에 거주하고 있는 20대 이상 성인 중 최근 3개월 이상 이성과 만남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 또는 교제했던 사람과의 사이에서 최근 1년 내 폭력 가해나 피해 경험이 있는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구=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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