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KBL, 전력 누수 없는 SK-버튼 빠진 DB

기사승인 2018-09-24 00:00:00
- + 인쇄

프로농구의 시즌이 훌쩍 다가왔다. 이정대 신임 총재의 지휘 아래 변혁을 예고한 KBL이다. 경기 시작 시간을 오후 7시30분으로 변경해 팬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등 긍정적인 바람이 불고 있다. 각 구단도 팬들에게 수준 높은 경기를 보일 채비를 마쳤다. 몇몇 구단은 다가올 시즌 ‘다크호스’가 될 조짐도 보인다. 쿠키뉴스가 ‘봄 농구’를 두고 각축을 벌일 KBL 10개 구단의 2018-2019 시즌 전망을 예측했다.

▲3강 - 디펜딩 챔피언 SK, 2연패 도전하나

① SK 나이츠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팀인 SK는 돌아오는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올 시즌엔 지난 번 아쉽게 놓친 통합 우승마저 노릴 기세다. 

SK는 별다른 전력 누수가 없다. 여기에 최준용과 안영준 등 젊은 선수들이 챔피언결정전과 아시안게임 등 큰 경기를 치르며 한 단계 더 성장했다. 건강한 김선형을 보유한 것도 강점이다. 지난 시즌 SK는 김선형이 초반 부상으로 장기간 결정하며 시즌 운영이 어려웠다. 

‘우승 청부사’ 애런 헤인즈와 재계약에 성공한 점도 시즌 2연패에 힘을 싣는다. 헤인즈는 문경은 감독의 빠르고 공격적인 농구에 가장 적합한 외인이다. 

득점원이었던 테리코 화이트가 신장 제한으로 인해 팀을 이탈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화이트 대신 영입한 오데리언 바셋은 지난 시즌 오리온에서 뛰었다. 득점력을 갖춘 선수지만 불안정한 슛 폼으로 경기력에 기복이 심한 것은 단점이다. ‘람보 슈터’ 문 감독의 지휘 아래 신데렐라로 변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② KCC

리그 최고 호화 멤버를 구축한 KCC 역시 올해 유력한 우승 후보다. 일단 이정현과 하승진이 건재하다. 안드레 에밋과 찰스 로드를 내보내고 영입한 브랜든 브라운과 티그도 수준급 외인들이다. 브라운은 지난 시즌 전자랜드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쳐 적응에 문제가 없다. 티그는 2012년 NBA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29순위로 시카고 불스에 선발된 유망주다. 이름 값만으론 올 시즌 리그 최고의 외인이라 평가 받는다.

KCC는 지난해 이정현을 영입하며 우승후보로 떠올랐지만 전술, 조직력 문제를 드러내며 우승을 거머쥐지 못했다. 추승균 감독의 지도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③현대 모비스

전통의 강팀인 모비스는 다른 팀으로 태어날 준비를 마쳤다. 화끈한 공격 농구를 예고한 유재학 감독이다. 그 중심엔 라건아(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있다. 지난 시즌까지 삼성에서 뛴 라건아는 자타공인 최고의 센터다. 달리는 농구도 가능해 빠르고 공격적인 전술 운용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재활 중인 이종현이 시즌 중간 복귀한다면 골밑에서의 위압감은 10개 구단 중 최고일 것으로 보인다.

슈터 전준범의 군입대 공백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태종과 오용준 등 클러치 상황에서 강한 베테랑 슈터들을 영입했다. 

가드진은 말할 것도 없다. 양동근과 이대성이라는 질 높은 가드 자원을 보유해 안정적인 팀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야심차게 영입한 단신 외국인 선수 새넌 쇼터의 활약까지 더 해진다면 무서운 팀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높다. 

▲3중- 칼 가는 현주엽 감독, 올 시즌은 다르다?

① LG

현주엽 LG 감독은 지난 시즌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야심차게 지휘봉을 잡았지만 제 뜻대로 팀이 굴러가지 않았다. 유력한 ‘봄 농구’ 후보였던 LG는 외국인 농사부터 삐끗하며 실패했다. 아픔을 딛고 일어선 현 감독은 “6강은 꼭 가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안정적인 배팅을 선택했다. 2016-2017시즌 뛰었던 제임스 메이스를 영입했다. 메이스는 지난 시즌엔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부상당한 헤인즈를 대신해 SK에서 뛰며 팀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이끈 바 있다. 공격력만큼은 검증된 선수이기에 LG의 공격 전개에도 활로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화끈한 공격력을 겸비한 단신 외인 조쉬 그레이를 영입했다. G리그에서 활약하며 NBA 진출까지 노렸던 선수다.

복귀 자원도 반갑다. 가드 유병훈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김시래의 짐을 덜었다.

관건은 슈터 조성민의 부활이다. 조성민은 LG와 재계약하며 올 시즌 잔류를 택했다. 현 감독은 지난 시즌 조성민을 잘 활용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 현 감독과 함께 달라진 모습으로 LG의 6강 진출에 기여할지 관심을 산다.

② 오리온

지난 시즌 이승현의 공백으로 힘든 시간을 겪은 오리온이다. 하지만 이승현의 군복무가 마무리 됨에 따라 다시 강팀으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또 FA 신분인 최진수를 잔류 시켰고 LG에서 최승욱을 영입하며 힘을 더했다. 최승욱은 LG에서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지만 적극적인 공격 리바운드와 속공이 가능하다. 추일승 감독이 올 시즌 계획한 스피드-압박 농구에 최적화 된 선수다.

외인들도 기대감을 더한다. 추 감독의 용병 보는 안목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올 시즌엔 대릴 먼로, 제쿠안 루이스를 영입했다. 추 감독은 벌써부터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들보다 낫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③ 전자랜드

최근 몇 년간 6강 단골로 자리한 전자랜드다. 강상재와 박찬희, 정효근 등 안정적인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전자랜드의 발목을 잡아 온 외국인 선수들이다. 지난 시즌 브라운으로 재미를 본 전자랜드지만 작은 신장 탓에 어려움을 겪는 일도 잦았다. 유도훈 감독은 포츠와 할러웨이를 영입하며 “팀 구성에 알맞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자랜드의 외인 농사가 대부분 실패로 끝났던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4약- 버튼 없는 DB, 2번의 기적은 없다?

① KGC

이제 더는 우승 후보로 불리기 힘든 KGC다. 데이비드 사이먼이라는 걸출한 외국인 선수를 신장 제한 제도 때문에 떠나보냈다. 여기에 이재도와 전성현이라는 해결사도 군 입대로 떠났다. 양희종과 오세근이라는 중심 자원이 있지만 힘든 시즌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들이 갖고 있는 부상 위험은 시한폭탄처럼 시즌 내내 KGC를 괴롭힐 것이다.

② 삼성

라건아의 유출로 힘이 쫙 빠진 삼성이다. 벤 음발라와 글렌 코지를 영입했지만 라건아의 공백을 채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몇 시즌 동안 삼성은 라건아의 ‘원맨 팀’이라 불려왔다. 제 1옵션을 상실한 상황에서 이상민 감독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성장한 이관희와 천기범은 삼성의 희망이지만 경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삼성으로선 전력을 총동원해 어떻게든 시즌 말미까지 6강을 가시권에 두고 버티는 편이 좋다. ‘지원군’ 김준일과 임동섭이 군 복무를 마치고 시즌 막판 복귀 예정이다. 

③ KT 

베테랑들이 팀을 떠나거나 은퇴했다. 김영환을 중심으로 젊은 선수들과 다시 팀을 꾸려나가야 한다. 하지만 시즌을 앞두고 벌써부터 악재가 찾아왔다. 센터 박철호가 음주운전으로 36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동승자 김기윤도 징계가 예상된다.

이탈리아 리그에서 활약한 마커스 랜드리의 영입과 성장한 양홍석은 위안거리다. 인맥 논란으로 고초를 겪은 허훈도 희망이다. 리그를 주름잡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

KT는 조동현 감독과 이별하고, 남자프로농구 지휘봉을 잡아본 경험이 없는 서동철 신임 감독을 사령탑에 앉혔다. 그가 팀을 어떻게 규합하고 이끌어나갈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미리 보는 KBL, 전력 누수 없는 SK-버튼 빠진 DB

④ DB

DB는 지난 시즌 유력한 꼴찌 후보였지만 예상을 깨고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SK에 무릎을 꿇으며 눈물을 흘렸지만 DB가 보여준 모습은 기적에 가까웠다. 

올 시즌 2번의 기적을 바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주포’ 두경민이 군에 입대했다. 여기에 정신적 지주이자 베테랑 김주성이 은퇴했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외인 디온테 버튼의 이탈이다. 지난 시즌 DB발 기적의 일등공신은 다름 아닌 버튼이었다. 드라마틱한 역전승은 매번 버튼의 손끝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올 시즌 버튼은 NBA 진출을 선언하며 팀을 떠났다. 안정적인 센터 로드 벤슨까지 은퇴한 상황에서, 새 얼굴들을 영입했지만 이들이 버튼과 같은 ‘복권’일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리빌딩의 마술사’ 이상범 감독의 두 번째 도전이 시작됐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친절한 쿡기자 타이틀
모아타운 갈등을 바라보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점을 둔 도시 정비 사업 중 하나인 ‘모아타운’을 두고, 서울 곳곳이 찬반 문제로 떠들썩합니다. 모아타운 선정지는 물론 일부 예상지는 주민 간, 원주민·외지인 간 갈등으로 동네가 두 쪽이 난 상황입니다. 지난 13일 찾은 모아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