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석유화학 시설 투자 가속화…非 정유 부문 강화

기사승인 2018-09-20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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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석유화학 시설 투자 가속화…非 정유 부문 강화

국내 정유사들이 비 정유 부문인 석유화학 사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GS칼텍스가 에틸렌 7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올레핀 생산시설(MFC) 구축에 나선 이후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도 잇따라 석유화학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정유 3사의 투자금액 합계는 10조원으로 막대한 규모다.

정유사들이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석유화학 시설(NCC·MFC)은 원유를 정제하고 남은 기름(나프타)으로 산화프로필렌(PO)·폴리프로필렌(PP) 등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만들어진 PO, PP는 자동차, 가전, 의료, 의류 등의 분야에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원료다.

정유사들의 이 같은 행보는 세계적인 ‘탈 화석에너지’ 추세 때문이다. 탈 화석 에너지 정책은 유럽과 중국, 인도 등에서 내연기관(가솔린 및 디젤 엔진) 차량의 단계적 퇴출 방침과 화석에너지 사용 중단 계획 등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도 올해 ‘신재생에너지 3020’ 계획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사용 확대에 나섰다.

이러한 친환경 에너지 비중 확대는 정유 제품 판매량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발표한 ‘2017 세계 에너지수요전망 보고서’를 통해 친환경차가 대중화되면 운송 연료에 해당하는 정유 제품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친환경 에너지의 비중 증가만큼 정유 업계의 운송 연료 제품 수익 감소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정유업계에서는 새로운 수익원으로 PO, PP 등 고부가가치 원료 생산이 급부상했다. 국내 정유 3사(에쓰오일·GS칼텍스·현대 오일뱅크)는 본격적인 석유화학시설 구축에 나섰다.

우선 GS칼텍스는 지난 2월 약 2조6000억원을 투자해 에틸렌(TFE), 폴리에틸렌(PE)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올레핀(MFC)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에쓰오일도 울산에 보유한 부지에 연간 150만톤 규모의 PO, PP 등 제품 생산이 가능한 NCC 시설을 건설하고자 검토 중이다. 총 5조원이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는 국내 정유사 단일 프로젝트로는 최대 규모다.

지난 5월 현대 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을 통해 2021년까지 연간 75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체제를 갖출 계획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 제품의 수요는 세계적으로 차차 줄어들 것”이라며 “이를 대비한 수익 다각화를 위해 석유화학부문은 적절한 미래 먹거리”라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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