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평화의 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손에 넘어갔다. 북한을 겨냥한 미국 제재가 그치지 않은 이상 완전한 비핵화를 바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9월 평양공동선언’을 공표했다.

남북 정상은 한반도 전쟁위험 제거·민족경제 균형 발전·이산가족 문제 근본적 해결·다양한 분야 교류협력 적극 추진·한반도 비핵화·평화 터전 조성·김정은 위원장 서울방문 등 크게 6가지 사항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

세부적으로는 남북군사공동위 가동 및 무력충돌 방지,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연결 착공,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정상화,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유치, 동창리 엔진시험장·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등이다.

남북이 ‘전쟁 없는 시대’를 대대적으로 선언했지만 변수는 있다. 국제사회 대북제재가 해제되지 않은 이상 완전한 평화 길로 접어들기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 가운데 미국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다.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외신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했으나 일부는 미국이 기대하는 비핵화 조치에는 못 미쳤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끌어내지 못했다는 것.

북한도 공동선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서려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미국 제재를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김 위원장 서울 방문 또한 ‘특별한 사정이 없을 시 연내 추진’하기로 한 점을 미루어 북한이 여전히 미국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역시 ‘미국의 상응한 조치에 따른’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여태껏 북측 지도자가 대한민국을 방문한 사례는 없었다. 따라서 김 위원장 서울 방문은 그 자체로도 의미를 가지고 있다.

결국 남북경협은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손에 달린 셈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 제안을 받아들일 지 주목된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