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몰아볼 만한 드라마? ‘라온마’부터 ‘라이프’까지

기사승인 2018-09-22 00: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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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몰아볼 만한 드라마? ‘라온마’부터 ‘라이프’까지

22일부터 본격적인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총 5일에 달하는 연휴 기간 중 무엇을 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면, 그동안 바쁜 일상 때문에 미뤄뒀던 드라마 몰아보기를 하는 것은 어떨까. 안락한 집 안에서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지상파와 종편, 그리고 케이블 채널까지 다양한 창구를 통해 올해 쏟아져 나온 드라마 중 연휴에 볼만한 작품 4편을 골랐다. 이제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 시즌2를 간절히 기다리고 싶다면 OCN ‘라이프 온 마스’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며 마니아층의 사랑을 받은 드라마다. JTBC ‘무정도시’로 좋은 호흡을 보였던 이정효 PD와 배우 정경호가 다시 만나 또 하나의 수작을 만들었다.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하는 정경호를 비롯해 배우 박성웅, 고아성, 오대환, 노종현 등 출연자들의 연기 합이 좋아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다.

2018년의 형사 한태주(정경호)가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1988년으로 불시착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한태주는 그곳에서 1988년의 형사 강동철(박성웅), 윤나영(고아성) 등을 만나 작은 도시의 범죄 사건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기 시작한다.

이방인 한태주의 시선으로 드라마를 시청하다 보면 어느새 모든 인물과 정이 든다. 비밀을 잘 다루는 이정효 PD의 작품답게 곳곳에 충격적이면서도 세련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시간여행과 범죄수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영국 드라마인 원작과 큰 틀에서는 다르지 않지만, 편마다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한국 배경에 어울리게 풀어낸 것도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

 

■ 어른을 위한 동화를 원한다면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연휴 직전 끝난 따끈따끈한 신작이다. 종영 내내 월화극 시청률 1위를 수성했고 마지막회 시청률 11.0%(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최근 시들한 지상파 드라마의 자존심을 세운 셈이다. 지난해 ‘황금빛 내인생’으로 안방극장에서 시청률의 여왕으로 떠오른 신혜선과 최근 여러 작품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준 양세종이 호흡을 맞췄다.

열일곱 살 때 혼수상태에 빠져 서른이 돼 깨어난 우서리(신혜선)가 다시 세상을 만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우서리의 과거가 밝혀지면서 숨겨졌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지만, 시청자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자극적인 요소가 없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치열한 일상에 치여 잃어버린 순수하고 애틋한 감정들을 되찾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 환상의 로맨스를 원한다면 tvN ‘김비서가 왜그럴까’

동명의 인기 웹소설을 토대로 만들어진 드라마다. 무겁지 않은 분위기의 로맨틱 코미디로, 주인공 이영준 역할을 맡은 박서준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돋보인다. 박서준은 이 드라마를 통해 “아우라” 등 범상치 않은 유행어를 만들기도 했다. ‘김비서’ 김미소를 연기한 박민영은 원작의 캐릭터와 닮았다는 평을 들으며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했다. 두 사람은 종영 후 스캔들에 휘말릴 정도로 드라마에서 남다른 호흡을 선보였다.

모든 것을 다 갖췄지만 자기애로 똘똘 뭉친 나르시스트 부회장과 그를 완벽하게 보좌해온 비서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 식상할 법도 하지만, 다양한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그려지는 덕분에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다음 장면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지만, 그 장면이 잘 만들어졌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다. 

회사가 배경인 로맨스 코미디인 만큼, 쉬는 동안 현실의 사무실을 떠나 환상의 사무실로 떠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드라마가 만족스러웠다면 원작을 읽고 어떤 부분이 다른지 비교해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수 있다.

 

■ 쉬면서도 생각, 또 생각하고 싶다면 JTBC ‘라이프’

독특한 결을 지닌 문제작이다. 지난해 데뷔작 ‘비밀의 숲’으로 많은 드라마 팬을 사로잡았던 이수연 작가가 집필했다. 조승우, 유재명, 이규경 등의 배우들도 다시 뭉쳐 색다른 의학드라마를 꿈꿨다. 결과적으로 ‘라이프’는 ‘비밀의 숲’의 완성도나 인기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이 많다. 하지만 여러 인물을 다각도에서 조명하며 주제를 여러 시선으로 풀어내, 시청자에게 생각할 여지를 남기는 방식이 흥미롭다는 감상평도 존재한다. 

‘라이프’의 가장 큰 재미와 힘은 조승우가 연기한 상국대학병원 구승효다. 조승우는 ‘라이프’의 제작발표회에서 자신이 맡은 구승효에 관해 “강한 사람에겐 약하고 약한 사람에겐 강한 인물”이라고 말했지만, 드라마 속 구승효는 그의 설명보다 훨씬 복잡한 면면을 가졌다. 조승우는 구승효의 다층적인 면을 섬세하게 표현해내 감탄을 부른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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