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재 여고서 ‘또 다시’ 스쿨미투… 9월에만 수십건

안마해주겠다며 교복 안으로 손 넣는 등 추행 혐의

기사승인 2018-09-23 12:08:27
- + 인쇄

올해 초 각 분야에서 성폭력에 노출된 피해자들의 #미투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학교에서의 성폭행 사건들도 ‘스쿨미투’라는 이름아래 속속 표면으로 드러나고 있다. 교단에서의 성폭력이 수십건 쏟아졌다. 

9월에만 20개가 넘는 학교에서 피해사례가 나왔다. 지난 7일 충북에 있는 한 여자중학교를 시작으로 가장 최근에는 제자들을 ‘기쁨조’로 표현하며 성희롱한 서울 소재 B외국어고등학교 사건까지 연이어 드러났다.

이번엔 서울의 A여자고등학교에서다. 올해 4월 학교 졸업생이 재학 중 성추행 피해를 당했지만 주변 교사들에게 사실을 알려도 도와줄 수 없다는 답만을 들었다며 교육부에 민원을 넣으며 사건이 알려졌다. 

국어교사 K씨가 수년간 성추행을 했다는 폭로였다. 이후 같은 학교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여고 스쿨미투’ 계정을 만들어 K씨가 마음에 드는 여학생을 수시로 불러내 안마를 하려고 했다고 피해내용을 공개했다.

스쿨미투 폭로가 또 다시 발생하자 수사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A여고 K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기소의견을 작성, 검찰에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국어 교사이자 학교 내 교지편집부 지도를 맡았던 K씨는 학생들에게 ‘피곤해보이니 안마를 해 주겠다’며 교복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신체부위를 만지거나, 등을 쓰다듬으며 속옷을 건드리는 등 추행을 해왔다.

게다가 “얼굴은 통통한데 각선미가 예쁘다”, “몸매가 아줌마 같다”는 등 학생의 외모를 평가하고, “살이 찐 것 같다. 허리를 만지면 살이 쪘는지 알 수 있다”는 식으로 허리를 만지는 등 추행을 이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경찰은 수사 끝에 혐의가 충분하다고 봤다. 하지만 K씨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K씨는 지난 5월 직위가 해제됐다. 서울교육청은 직위해제를 명하며 검찰 수사결과를 지켜본 후 처분을 결정할 방침이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