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또’ 인상? 위태로운 ‘신흥시장’

미-중 무역전쟁에 금리인상 움직임까지… 어려워만 지는 상황

기사승인 2018-09-24 0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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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기준금리가 또 다시 오를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오는 25~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 추가인상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미국의 기준금리가 또 인상될 경우 안 그래도 경기둔화와 통화가치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흥국들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합뉴스는 블룸버그통신이 이달 중순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6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인용 보도하며 신흥국의 경제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61명 중 57명이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2.00~2.25%로 0.25%p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사에 참여한 세계 경제전문가들 중 3명만이 동결을 예상했다. 심지어 1명은 0.5%p 인상을 점쳤다. 시카고상품거래소9CME) 페드워치에서도 21일(현지시간) 기준, 92% 확률로 기준금리 0.25%p 인상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국 장단기 국채 금리 격차가 좁혀지며 경기후퇴 우려가 고개를 들었지만, 당장은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거의 확실시 된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전망 속에 신흥시장의 위기설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미국 실세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로 이어져 글로벌 투자자들이 이탈해 자금상황이 악화되고, 달러 표시부채에 대한 상황압박이 커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 신흥시장의 경우 취약국가를 중심으로 통화불안이 확산되고 있으며 MSCI 신흥시장 통화지수가 지난 6개월 새 13% 넘게 하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올해 들어 반토막 났고, 터키 리라화의 가치도 40% 가량 떨어졌다. 브라질 헤알,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 인도 루피, 인도네시아 루피아 등의 가치도 역시 급락추세다. 

여기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흥시장 이탈이 심화되고 있다. 이머징마켁 포트폴리오 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 13~19일까지 6주 연속으로 신흥국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오고 있다. 부채도 문제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 부채가 지난해 말 기준 63조달러로 2007년 21조달러의 3배가량 늘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주의 무역도 신흥시장의 추락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수출에 타격을 주고 물가를 끌어올리는 등 악재로 작용해 금리인상 등으로 인한 여파를 키우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신흥국들의 경제기반을 송두리째 흔들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미국을 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못하는 신흥국들의 입장에서 경제여건을 되돌릴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전망에서다. 연합뉴스는 파이낸셜타임스(FT)가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연준의 긴축주기가 신흥시장 투자자들에게 물고문이 되고 있다”고 소시에테제네랄 분석가들의 말을 빌어 전망한 내용을 인용해 위기설에 근거를 더했다.

한편, 이번 주 연준이 금리를 추가인상할 경우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최고 0.75%p까지 벌어져 자금유출이 발생할 우려도 존재한다. 하지만 국내 기준금리는 1.50%를 계속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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