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소송을 당할 경우를 대비한 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25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에서 성희롱을 뜻하는 세쿠하라(sex＋harassment[괴롭힘]), 상사에 의한 괴롭힘인 파워하라(power＋harassment) 등으로 직원이 기업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대비한 ‘고용관행 배상책임 보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괴롭힘 보험’으로 불리는 이 보험 상품은 직원이 회사를 상대로 관리의 책임을 묻는 경우 손해배상금, 위자료, 소송비용 등을 기업에 지급한다. 지난 7월까지 1년 동안 일본의 4대 보험회사에 판매된 ‘괴롭힘 보험’ 판매 건수는 4만6000건으로 전년대비 58.6% 급증했다. 

예를 들어 상사로부터 반복적인 폭언을 들은 뒤 퇴직한 직원에게 위자료를 지급한 한 운송회사에는 200만엔(약 1천982만원)의 보험금이 지급됐다. 또 남성 매니저로부터 장기간 세쿠하라 피해를 본 여성 직원에게 소송을 당한 한 음식점에는 90만엔(약 892만원)의 보험금이 나왔다. 

신문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이런 보험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하는 가운데 기업이 직장 내 갈등을 경영 리스크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본에서 다양한 괴롭힘 관련 손해배상이나 초과근무 수당 미지급 청구 등 노동 갈등을 둘러싼 민사 소송 건수는 작년 3천526건으로 10년 전보다 50% 증가했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