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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계속되는 논란 ‘리벤지 포르노’…양형기준 강화 논의 필요한 때

계속되는 논란 ‘리벤지 포르노’…양형기준 강화 논의 필요한 때

신민경 기자입력 : 2018.10.12 00:00:00 | 수정 : 2018.10.12 15:42:11

사진=연합뉴스

법원이 ‘리벤지 포르노’ 영상을 유포한 남성에게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이례적인 판결입니다. 이를 계기로 관련 처벌 양형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습니다.

리벤지 포르노는 헤어진 연인에게 보복하기 위해 유포된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 콘텐츠를 뜻합니다. 음란사이트, 개인 SNS 등이 대표적인 유포 경로입니다. 

수원지법 안산지원은 10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으로 기소된 남성 A씨에게 징역 3년을 내렸습니다. A씨는 이별한 여자 친구가 등장하는 성행위 영상 등을 ‘XX녀’라는 이름으로 19차례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촬영물을 전 여자 친구의 지인 100여명에게 유포, 영상을 추가 공개하겠다며 전 여자 친구를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리벤지 포르노와 관련된 범죄 건수는 매년 늘고 있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애인에 의한 불법촬영 검거 인원’은 지난 ▲2013년 164명 ▲2014년 176명 ▲2015년 262명 ▲2016년 372명 ▲2017년 420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입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1심 판결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리벤지 포르노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 중 1심에서 징역·금고형이 선고된 경우는 단 8.7%(647명)에 불과했습니다. 벌금형(4096명·55.0%)이 가장 많았고 그 뒤로 집행유예(2068명·27.8%), 선고유예(373명·5.0%) 처분 등이 있었습니다. 이수희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은 지난 8일 “리벤지 포르노 문제는 단순 몰카 범죄보다 법정형이 낮다”고 꼬집었죠.

법망도 허술합니다. 지난달 13일 내연남과의 성관계 영상을 컴퓨터로 재생한 후 휴대폰으로 촬영, 내연남의 아내에게 전송한 유흥주점 여종업원 A씨는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다른 사람의 신체를 직접 촬영하면 성폭력처벌법상 위법이지만, 신체 이미지가 담긴 영상을 촬영하면 위법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에 갈수록 범죄 수법이 악랄해지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판결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리벤지 포르노 처벌을 강화해달라는 여성들의 요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인근에서는 ‘불법촬영 규탄 시위’가 열렸습니다. 이날 참가자들은 불법 촬영해도 벌금이나 집행유예로 끝나는 판결이 많다는 것을 지적, 형량을 높여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지난 4일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들은 2차 가해로 또 피해를 입고 있다”며 “유포죄를 처벌하는 것만으로 범죄를 예방할 수 없다. 리벤지 포르노를 소지 및 협박하는 이들도 가해자로 간주,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죠.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는 지난 7월 방송에서 리벤지 포르노 피해 실태를 다뤘습니다. 피해자들은 디지털 기록 삭제 업체에 의뢰하거나 온라인상에 떠돌아다니는 자신의 영상을 삭제하는 등 고통을 겪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까 걱정된다며 불안함을 호소했습니다. 한 피해자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어 방송을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신고를 하면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지난 9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한 한 리벤지 포르노 피해 여성은 “경찰에 신고한 후 경찰관의 태도가 비협조적으로 느껴졌다”며 “정숙하지 못한 여성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그는 피해자인데도 되려 죄책감을 느낀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리벤지 포르노는 단순한 사랑싸움이 아닙니다. 중대한 범죄입니다. 낮은 처벌 수위, 구멍이 숭숭 뚫린 법망으로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까요.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 주기 위해 리벤지 포르노 처벌 강화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져야 할 때입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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