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비리 온상 백화점”

기사승인 2018-10-18 18:3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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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비리 온상 백화점”국토교통부 산하 기타 공공기관인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이 이사회의 사조직화, 방만하고 부적절한 예산집행, 채용비리 등 각종 비리와 비위행위로 얼룩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철민 의원(더불어민주당)에 의해 밝혀졌다.

대한건설기계관리원은 지난 1997년 대한건설기계협회에서 출연한 재단법인으로, 2015년 공직 유관단체로 지정됐다. 올해 초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정부의 ‘공직유관단체 임직원 행동강령’, ‘공직자 행동강령 운영지침’ 등을 적용받아 왔다.

김철민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관리원 초기에 우병우 전 정무수석의 장인 이상달씨가 이사장을 했다. 이어 2008년 이상달씨 사망 이후 이 씨의 측근이었던 정순귀 현 이사장과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씨, 김아무개씨(1929년생), 장아무개씨(1935년생), 이아무개씨(1941년생) 등 고 이씨의 측근들이 길게는 17년간 이사회를 장악했다.

김 의원은 “이는 관리원을 특정인들이 사유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정순귀 이사장과 4명의 이사(비상임)들은 관리원 업무와 직접 관련 있는 건설기계 입대업체 등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는 ‘직무 관련 영리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공직유관단체 임직원 행동강령’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리원은 공직유관단체로 지정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이들 이사들에게 정해진 회의수당 외에 1인당 80만원 상당의 순금카드, 공기청정기, 40만원 상당의 굴비세트 등을 명절선물로 지급했다. 이렇게 지출된 돈이 3년간 총 3000만원이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단 7회 개최한 이사회에 지출한 비용도 총 1100만원에 달했다.

김철민 의원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의 관리원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 유관단체나 기업(현대건설, 롯데건설)에 약 900만원에 달하는 상품권과 굴비세트 1120만원 등 3년간 2000만원 어치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년퇴직 기념으로 1인당 110만원 상당의 순금 열쇠를 직원 3명에게 지급하기도 했다.

정순귀 이사장은 이 기간 법인카드로 △골프장 163만원, △제주도 여행비 454만원, △병원비 44만원 등 사적인 용도나 임직원과의 유흥 용도로 추정되는 지출을 했다.

지난 3년간 관리원이 이런 식으로 지출한 금액은 4억 4,280만원에 이른다.

관리원의 방만한 예산집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관리원은 매년 임직원들에게 임금 이외에 체력단련비 명목으로 임원 1인당 600만원, 정규직 직원 1인당 360만원 등 총 3억 6,740만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2017년에는 회사 창립 20주년이라는 이유로 149명 전체 임직원이 제주도에 가서 1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사용하고 왔다.

관리원은 직원 채용도 공개로 하지 않고 상시적으로 임직원들이 추천한 인원을 채용했다. 이렇게 들어온 인원 대부분은 관리원 소속 임직원의 선배, 동료, 지인 등이었다.

이런 사실은 지난 2017년 12월 실시한 ‘정부합동 공직유관단체 채용비리 특별점검’에서 적발돼 이사장과 채용업무 담당자가 징계처분을 받았다.

이후 관리원은 인사규정을 고쳐 ‘긴급한 인력수요 등을 사유로 하는 인사위원회 의결에 의해 공개경쟁 채용시험 이외의 방법으로 채용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김철민 의원은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은 한 마디로 공공기관 비리 종합선물세트”라고 지적하며 “지난 20여년 동안 특정 집단이 관리원을 사유화해서 방만 경영과 각종 비위 행위를 저질러 왔다. 국토부가 관리원 운영 전반에 대해 면밀하게 점검하고, 필요하면 감사원 감사를 통해 각종 비위행위를 밝히고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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