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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②] 사망률 늘고 얼굴 변한다?…폭염이 바꿀 한국인의 미래

이소연 기자입력 : 2018.10.30 05:00:00 | 수정 : 2018.10.31 14:08:33

사진=연합뉴스

[편집자주] 지난여름, 기상청 직원들은 강원 홍천으로 달려갔다. 비교적 선선한 지역이라 여겨졌던 홍천의 수은주가 41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한반도 폭염의 역사는 새롭게 쓰였다. 연일 ‘가마솥더위’가 이어졌고, 밤에도 열대야에 시달렸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에 우리는 얼마나 준비되어 있을까. 쿠키뉴스 기획취재팀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향후 한반도의 기후변화와 한국인의 건강, 제도 변화의 필요성을 살펴봤다. 

#일주일째 경보령이 내려졌다. 일 최고기온은 또 40도를 웃돌았다. 6월 셋째 주에 접어들자 온열 질환으로 수십명이 숨졌다. 햇볕이 가장 강한 오후 2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야외활동이 금지된다. 과거 민방위 훈련처럼 경보음이 울리면 통행이 제한된다. 도심 구석구석에는 ‘소독 드론’이 떠다닌다. 사람들은 한여름에도 긴 팔·긴바지를 입는다. 화상을 일으키는 강한 햇볕과 전국을 뒤덮은 모기·진드기를 피하기 위해서다. 

전 세계 약 200개 국가가 모인 ‘정부간 기후변화 협의체(IPCC)’는 오는 2100년까지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지구는 더워지고 있다. 그 기간을 얼마나 늦출 수 있느냐는 것이 관건이다. 한반도의 평균기온도 점차 상승하고 있다. 지난여름 폭염은 ‘맛보기’와 같았다. 한국인은 달궈지고 있는 한반도에서 어떠한 변화를 마주하게 될까. 

▲기온 오르면 사망률도 상승…노인이 가장 취약 

이상고온과 사망률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이화여자대학교·인하대학교 연구팀이 지난 1991년부터 지난 2012년까지 서울시의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기온이 29.2도에서 1도 높아지면 폭염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15.9% 증가했다. 기온이 상승하면 심혈관·호흡기계 질환자의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통계도 있다.

실제로도 그럴까. 지난 8월 강원 홍천의 최고기온은 41도를 기록했다. 서울의 수은주는 39.6도까지 올랐다. 온열 질환 사망자도 지난 2011년 온열 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시작한 후 최고치로 집계됐다. 지난 5월20일부터 지난달 10일까지 질병관리본부가 집계한 온열 질환 사망자는 48명이다. 온열질환자는 4526명으로 조사됐다. 노인의 피해가 가장 컸다. 4526명 중 1386명은 65세 이상의 노인이었다. 

집계되지 못한 폭염 피해 사망자는 더 많을 수 있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7월 한 달간 집계된 사망자 수는 2만3868명이다. 8월 사망자 수는 2만5008명에 달했다. 총 4만8876명이 지난 7~8월 숨을 거뒀다. 이는 지난 20008년 인구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다. 지난 10년간 7월과 8월의 평균 사망자 수는 각각 2만1136명과 2만680명이다. 7~8월의 사망자 수는 평균(4만1816명)보다 7060명 증가한 것이다.   

▲더위만 피하면 된다?…콜레라·SFTS·치매 위험도 ↑

한여름 건강을 위협하는 것은 더위뿐만이 아니다. 폭염으로 인해 현재 생소한 전염병도 2058년에는 ‘일상적인’ 질병이 될 수 있다. 물과 식품 등을 매개로 전파되는 감염병 발생이 특히 문제다. 콜레라와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세균성 이질, 장출혈성 대장균감염증 등 1군 감염병이 그 예다. 지난 7월 A형 간염을 제외한 1군 감염병 환자는 470명으로 지난해 대비 52% 증가했다. 해수의 온도가 상승하며 비브리오패혈증 환자가 급증하기도 했다. 

기온이 오를수록 진드기의 활동 반경도 넓어진다. 일명 ‘살인 진드기’인 작은소참진드기로부터 감염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환자는 지난 2013년 36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272명으로 7.6배 늘었다. 진드기는 기후조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쓰쓰가무시병을 옮기는 털진드기는 지난 96년 이전 전북과 포항을 잇는 남부지역에서 주로 서식했다. 이후 털진드기는 지난 2005년~2007년 충남과 경기 남부 일부, 지난 2011년에는 경기 북부 일부에서 발견됐다. 남부지방에서 주로 서식하던 진드기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북상한 것이다.

폭염이 치매와 불안장애 등 정신질환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도 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03년~2013년 폭염과 정신질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정신질환으로 응급실에 입원한 환자 7명 중 1명은 폭염의 영향을 받았다고 봤다. 폭염의 영향을 받은 정신질환 비율은 불안이 31.6%로 가장 컸으며 이어 치매 20.5%, 조현병 19.2%, 우울증 11.6%로 집계됐다. 신체의 체온조절 한계점이 초과되면 스트레스 호르몬 증가·체온조절 중추 이상 등으로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양태경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 연구원은 “기후 변화로 인해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것은 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폭염과 함께 태풍, 가뭄, 집중호우도 동반된다. 향후 이런 현상들이 신체적, 재산적 피해를 발생시켜 인간의 삶의 질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치아 작아지고 콧구멍 커진다”…기후변화 외모에도 영향 미칠까

인간의 외형은 유전적 형질뿐만 아니라 영양 상태와 환경 등 외부 요인에 의해서도 달라질 수 있다. 한국 여성의 평균 키는 지난 1914년 기준 142.2㎝였다. 그러나 2014년 기준 162.3㎝로 무려 20.1㎝나 상승했다. 한국 남성도 같은 기간 159.8㎝에서 174.9㎝로 평균 키가 커졌다. 경제가 성장하며 영양 상태가 좋아졌다는 점 등이 이유로 꼽혔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기온이 상승하면 어떠한 외형변화가 나타날까. 미국과 벨기에, 아일랜드 공동연구진은 지난해 추운 고위도 지방과 더운 저위도 지방 사람들의 코 모양이 기후에 따라 달라졌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따뜻하고 습한 지역에서 살았던 민족은 콧구멍의 폭이 상대적으로 넓었다. 반면 북유럽처럼 춥고 건조한 환경에 사는 민족은 상대적으로 좁은 콧구멍을 가졌다. 연구진은 차고 건조한 공기를 최소한을 흡입, 콧속의 수분함량과 온기를 유지하기 위해 콧구멍이 좁아진 것으로 해석했다. 이와 반대로 한반도의 기온이 상승하면 한국인의 콧구멍 폭이 넓어질 가능성도 있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될수록 포유류의 치아가 작아진다. 5600만년 전 지구의 평균온도가 5~8도 급상승했다. 이 시기 이후, 말의 치아 화석이 기존보다 30% 정도 작아진 것이 확인됐다. 몸집과 치아 크기는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는다. 지구의 기온이 오르며 포유동물의 몸집이 공통적으로 작아졌다는 것이다.  

전문가는 기후변화가 외형에 영향을 주지만 증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환경도 외형에 영향을 준다. 중국 우한 지역은 1년 내내 습도가 높아 사람들의 피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다만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규정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 그래픽=이미애 trueald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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