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신 최종구 금융위원장님, 금융시장 점검회의 참석 전무(全無)

기사승인 2018-10-31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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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 취임 이후 공식적인 금융위원장 주재의 금융시장 점검회의가 단 한 차례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는 금융시장 점검회의가 김용범 부위원장 소관이라고 해명하지만 앞서 임종룡 전 위원장이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직접 챙기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30일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29일 코스피 2000 붕괴 당일 오전 개최된 금융시장 점검회의 및 앞서 12일 열린 금융시장 점검회의는 모두 김용범 부위원장이 주재했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북한의 핵 도발로 열린 금융시장 점검회의 역시 김 부위원장 주재로 개최됐다. 최 위원장 취임 이후 국민에게 공개된 3건의 금융시장 점검회의 모두 부위원장 주재로 개최된 것. 

금융위는 금융시장 점검회의가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는 부위원장의 소관인 만큼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시장의 경우 대부분 증시와 관련된 상황에서 부위원장이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하고 있어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의 경우 금융위기 상황 때마다 직접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주재해 최 위원장의 행보와 대비되고 있다. 임 전 위원장은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결정한 2017년 3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선에서 당선된 2016년 11월 등 굵직한 사건이 있을 때 마다 직접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비상상황에 대처했다. 

바쁘신 최종구 금융위원장님, 금융시장 점검회의 참석 전무(全無)특히 금융위와 금감원의 금융위기 비상 대응 체계도를 보면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금융위원장 또는 부위원장”이 주재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최 위원장이 금융위기를 대하는 자세가 안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일부 국민들은 그의 해임을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29일 올라온 ‘침몰하는 대한민국 경제를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은 주식 폭락에 따라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중단해 줄 것과 함께 최 위원장의 즉시 해임을 요구하고 있다. 

해당 청원을 올린 한 국민은 최 위원장이 금융위기 상황에 안일한 대처로 위기상황을 키웠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청원 이틀 만에 7000명 이상의 국민 동의를 받았다. 

한편 금융권 일각에서는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용범 부위원장 ‘실세론’까지 나오고 있다. 금융위의 중요사항이 부위원장 선에서 결정되고 위원장은 대외업무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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