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IT 기업’의 두 얼굴…“망 이용료, 어디는 내고 어디는 안 내고”

기사승인 2018-11-09 01: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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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IT 기업’의 두 얼굴…“망 이용료, 어디는 내고 어디는 안 내고”해외 IT기업이 망 사용료 지불에 대해 국가별로 차별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망 사용료를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일 한 매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운영하는 인터넷상생협의체의 보고서를 인용해 구글, 넷플릭스 등이 미국, 프랑스 등의 국가에서 망 이용 대가를 납부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 무상으로 망 사용을 해온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구글은 미국의 ‘컴캐스트·버라이즌·AT&T’, 프랑스의 ‘오렌지’, 독일 ‘도이치텔레콤’에 망 사용료를 지급해왔다. 넷플릭스 역시 미국과 프랑스에는 망 이용에 대한 대가를 치러왔다. 반면 구글은 그동안 우리나라 통신사에 망 이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으며, 넷플릭스의 경우 LG유플러스에 망 사용의 무상 제공을 요구하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기업의 망 사용료 지불이 일관된 기준으로 처리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향후 국내에서 세계최초로 5G 통신망이 상용화된다면 국내외 IT기업들의 격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IT기업은 정당하게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만, 글로벌 기업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구글세’ 문제와도 일맥상통하다. 서버를 국내에 두지 않은 해외 IT기업들은 정확한 매출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국내 IT기업들보다 적은 세금을 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에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망 사용료 역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태점검에 나선 결과, 국내를 대표하는 IT기업들은 매년 300~700억원의 망 사용료를 통신사에 지불해왔다. 국내 IT기업들이 문제 삼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국정감사에서도 해당 문제는 지속적으로 지적됐다. 당시 이효성 방통위 위원장은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들이 국내 인터넷 기업들과 달리 망 사용료를 적게 내며 우월적인 위치를 이용한 갑질을 벌이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의 좋은 LTE 고속도로에서 데이터를 막 쓰고 있다”며 “5G에서도 그렇게 될까봐 두렵고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방통위 측은 오는 다음달까지 망 사용료 계약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계속되는 논란에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은 “망 사용료는 본사 담당 직원과 논의해 준비할 수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며 확답을 피했다. 이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국내 기업들은 망 사용료 부담 때문에 고화질 서비스를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외국 기업은 트래픽 부하를 초래하는 고화질 동영상 서비스를 망 사용료도 내지 않고 서비스 중”이라고 토로했다.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구글, 넷플릭스 등과 달리 그나마 페이스북 측은 망 사용료 협상에 긍정적으로 나서고 있다. 데미안 여관 야요 페이스북코리아 대표는 지난 10일 “(관련 내용에 대해) 최근 통신 3사와의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다”고 말했다. 

통신사 관계자는 “프랑스와 독일에서 망 이용 대가를 납부하는 사례가 확인됐다는 사실을 들었다”며 “구글, 넷플릭스 등 글로벌 IT기업과 정당한 협상을 통해 우리나라도 합당한 수준의 망 이용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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