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신임 대표 실적 희비, 이영호 날고 박동욱 추락

기사승인 2018-11-16 03:00:00
- + 인쇄

올해 3분기 대형 건설사(시공능력평가 10위권 기준)의 신임 대표이사들의 성적표는 업체마다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삼성물산 이영호 대표이사(사장), 포스코건설 이영훈 대표이사는 실적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현대건설 박동욱 대표이사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재무통(재경본부장)으로 활동한 이력과 달리 실적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3월 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건설 등기이사직에 물러나면서 박동욱 대표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꾸려나갔지만 실적 개선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박동욱 사장은 ‘30년 간 성골 현대건설맨’이었던 정수현 전임 사장과 달리 현대차그룹에서도 활동한 전력을 갖고 있다.  

현대건설 박동욱 사장은 기업 CEO인사말에서 “국가대표 건설사에서 ‘글로벌 톱 티어(Global Top Tier)’ 기업으로”라는 모토를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해외건설 사업이 부진하면서 실적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게다가 모기업 현대차그룹도 최근 실적 부진, 주가 급락, 신용등급 하락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 삼성물산 이영호·포스코건설 이영훈, 신임대표 실적 상승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혹은 올해 초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한 대형건설사 가운데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의 실적은 뚜렷하게 개선됐다. 

이영호 대표이사가 수장(건설부문)을 맡고 있는 삼성물산은 올해 3분기(분기별 기준) 매출 7조7804억원, 영업이익 27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4%, 30.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누적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삼성물산의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3조1845억원, 2조112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76%, 2.09% 올랐다. 

매출 비중이 가장 큰 건설부문도 실적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은 올해 3분기 매출(누적 기준) 8조9520억으로 전년 동기(9조2억원)에 비해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60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3345억원) 보다 80.98% 늘어났다. 

포스코건설 이영훈 대표이사도 실적 개선으로 한시름을 놓았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3분기 기준 매출 1조815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7469억원) 대비 3.92% 늘어났다. 영업이익도 8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275억원) 보다 약 3배 이상 증가했다. 

포스코건설의 3분기 누적 매출(5조874억원)은 전년(5조1118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이익(2436억원)은 전년 동기(2268억원) 보다 7.40% 증가했다.

대형 건설사 신임 대표 실적 희비, 이영호 날고 박동욱 추락

◇ ‘재무통’ 현대건설 박동욱 사장, 실적 부진 ‘전전긍긍’

‘재무통’ 출신 박동욱 대표이사가 수장으로 있는 현대건설은 올해 3분기 실적이 전년 분기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현대건설은 매출(연결 누적 기준) 12조2645억원으로 전년(12조5906억원) 보다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6772억원)은 지난해 같은 분기(7914억원) 대비 14.43% 감소했다.

별도 기준으로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의 3분기 누적 매출(별도기준)은 7조2428억원으로 전년(7조6082억원) 대비 4.80% 감소했고, 영업이익(2626억원)은 지난해 분기(3350억원) 보다 21.61% 급감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플랜트·전력 부문과 건축·주택에서 매출 감소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건설의 올해 3분기 누적 플랜트·전력 부문 매출액은 4조921억원으로 전년(4조2795억원) 대비 4.37% 감소했다. 건축·주택 매출(5조8927억원)도 지난해 같은 분기(6조236억원)에 비해 2.17% 줄어들었다.

주가도 실적만큼이나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남북경협 수혜주로 부상하면서 상반기 주가가 상승했으나 대북 모멘텀이 수그러들자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의 주가(11월 15일 종가기준)는 5만1300원으로 3개월 전(5만9700원) 대비 14.07% 하락했다. 현재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목표주가도 점점 떨어지는 추세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11월 14일 기준, 에프앤가이드)는 7만1936원으로 3개월 전(7만4620원)에 비해 3.59% 떨어진 상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수주 실적도 급감했다. 현대건설의 3분기 수주 실적은 국내 5조4406억원, 해외 2조1649억원으로 총 7조6055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분기(누적 기준, 총 10조2049억원) 25.47% 감소한 수치다.

박동욱 사장은 CEO인사말에서 “미래 신수종사업을 발굴하고 수주 및 수행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주주, 고객, 협력사, 임직원 등 이해관계 당사자들의 부가가치 극대화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박동욱 사장은 올해 1월 현대건설의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회사를 이끌어오고 있다. 금감원 공시에는 임기 만료일에 대해 명시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현대건설 박원철 홍보팀장은 “해외 공사 현장이 준공되면서 관련 매출이 감소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본다면 영업이익은 떨어졌지만 매출(연결기준)은 늘어났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사장님은 올해 초 대표이사가 되었다. 임기는 3년 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을com

기사모아보기
친절한 쿡기자 타이틀
모아타운 갈등을 바라보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점을 둔 도시 정비 사업 중 하나인 ‘모아타운’을 두고, 서울 곳곳이 찬반 문제로 떠들썩합니다. 모아타운 선정지는 물론 일부 예상지는 주민 간, 원주민·외지인 간 갈등으로 동네가 두 쪽이 난 상황입니다. 지난 13일 찾은 모아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