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vs우진, 경영권 둘러싼 진실 공방 내막은

삼부 “기업사냥꾼이다”…우진 “경영쇄신 필요해”

기사승인 2018-11-17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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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vs우진, 경영권 둘러싼 진실 공방 내막은지난해 10월 법정관리를 졸업한 삼부토건이 경영권을 둘러싼 내분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삼부토건 측은 사내 유보금 1000억원을 빼돌리려는 경영권 장악의 시도라고 주장하는 반면, 우진 측은 삼부토건의 경영 쇄신을 위해 현 이사진을 교체해야만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는 22일 주주총회를 통해 삼부토건의 경영권 주인이 결정된다.

삼부토건은 국내 토목건축공사업 1호 면허를 취득하고 있다. 경인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서울 지하철1호선, 장충체육관 등 공사에 참여했다. 코스피 상장사인 우진은 원자력 계측기 생산업체다. 올해 5월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삼부토건 지분 23.03%를 매입하며 삼부토건의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주주총회서 경영권 다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22일 서울 중구 삼부토건 본사에서 주주총회가 열린다. 핵심 안건은 현재 8명인 이사 수를 10명으로 늘리는 ‘회사 정관 일부 변경’ 건과 ‘기존 이사 해임 및 신규 선임’ 건이다. 우진이 제안한 신규 이사회 후보 4명과 기존 경영권을 쥐고 있는 삼부토건 이사회 측 후보 5명간 표 대결을 벌리게 된다.

문제는 이사진 교체 배경을 둘러싼 양 측의 주장이다. 우선 우진은 현 삼부토건 경영진이 불필요한 유상증자를 해서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치고 있어 이사진 교체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진 관계자는 “삼부토건 종업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노조가 경영권을 장악하고 무리한 유상증자를 해 주가가 하락했다”며 “올 6월 삼부토건의 유상증자를 막기 위한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으나 기각됐다”고 말했다.

반면 삼부토건 측은 우진의 경영권 장악 목적이 회사의 경영보다 자산을 불리려는 투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전 주주였던 DST컨소시엄이 삼부토건의 유보자금을 빼돌리려다 실패하자, 우진을 새로운 얼굴마담으로 내세워 다시 경영권 장악을 노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부토건 측은 “지난해 삼부토건은 이미 당초 최대주주였던 DST컨소가 정상적인 경영활동은 하지 않고 회사의 유보자금을 빼돌리려는 사례를 경험했다”며 “그들은 자신들의 계획이 실패하자 때가 타지 않은 우진이라는 새로운 기업을 앞세워 회사 경영을 조정하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삼부토건, 어떤 일 있었나

지난해 10월 삼부토건은 DST컨소시엄에 인수·합병되면서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이 컨소시엄에는 DST로봇을 중심으로 DST글로벌합자회사·이아이디·SB컨소시엄·SB글로벌합자회사 등이 참여했다.

그런데 DST컨소가 삼부토건을 이용해 사내 유보금을 유출하려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삼부토건 노조에 의하면 DST컨소이 삼부토건과 관련 없는 펀드 등에 대한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DST컨소가 삼부토건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삼부토건의 유보자금 1000억원을 투자자에게 투자자금으로 제공한다는 이면계약을 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노조는 이들을 기업사냥꾼으로 판단하고, 배임·횡령·무자본M&A·이면계약 등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진이라는 기업이 등장했다. 우진은 지난 5월 DST로봇과 인수·합병을 맺고 삼부토건의 새로운 최대주주로 거듭났다. 우진은 DST글로벌합자회사 지분과 SB글로벌의 전환사채를 매입하고(393억), 2019년 3월까지 DST로봇 지분(187억)까지 매입하겠다고 주장했다.

◇삼부토건 “기업사냥꾼이다”

하지만 최근 삼부토건 노조가 우진이 DST컨소 투기자본과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다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처음에는 우진이 회사 경영을 제대로 하는 것으로 보였다”며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수상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노조는 여러 가지 정황상 기존 투기세력들이 얼굴마담을 우진으로 내세워 주주총회서 이사들을 선임한 뒤 기존 DST로봇이 계획했던 투자계획들을 다시 통과시키려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우진과 DST컨소 간의 계약금이 오간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우진과 DST로봇의 재무제표에는 우진이 매입했다고 주장하는 계약금이 오간 내용이 없다”며 “또 우진이 DST컨소와 계약을 하기에 자산 여력이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우진과 DST컨소의 자산운용사(GP)가 같은 업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DST컨소 때와 동일한 기업이 회사명만 바꿔 우진과 함께 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DST컨소 일부 자금을 관리하던 업체인 제이스톤파트너스가 제이씨파트너스로 이름을 바꿔 현재 우진의 자산운용사(GP)가 됐다”며 “이전 기업사냥꾼 세력은 여전한 가운데 겉으로 드러난 출자사만 우진이라는 새로운 얼굴로 바꿔 경영권 장악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우진 “명백한 허위사실…경영쇄신 필요”

이에 대해 우진 측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는 입장이다. 오히려 노조 측이 삼부토건을 종업원 지주회사로 만들기 위해 대주주의 의결권 확보를 막아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진 관계자는 “삼부토건 지분 매입을 위해 329억원의 인수자금을 정당하게 납부했고, 나머지에 대해서도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며 “사측이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일방적인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동일한 GP 의혹과 관련해선 제이스톤파트너스와 제이씨파트너스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주장이다. 사명을 바꾼 같은 회사이긴하지만, 운용인력교체·포트폴리오재구성·투자자재편 등 업무를 새롭게 정비했다고 설명했다.

우진 관계자는 ”당초 우진이 들어왔을 때 GP를 교체하려 했다"면서도 "DTS컨소와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인수 이후 정리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제이스톤파트너스를 끼고 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부토건 종업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노조가 경영권을 장악하고 무리한 유상증자를 하는 것은 주주들이 입을 피해를 무시한 채 사측의 우호 지분만 늘리려는 술책”이라고 지적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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