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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무 법적제재 없는 역세권 허위·과장광고

아무 법적제재 없는 역세권 허위·과장광고

안세진 기자입력 : 2018.11.29 03:00:00 | 수정 : 2018.11.30 07:01:58

#아파트 단지 주변 우수한 교육 환경 강점, 택지지구 내 초·중·고교 신설예정!

#단지 10분 거리 경전철역 신설 예정, 서울 도심 눈앞, 강북 도심까지 20분대 주파!

건설사들의 아파트 분양 광고 문구들이다. 건설사들은 미분양을 피하고자 이같은 문구들을 사용해 소비자들을 현혹시킨다. 특히 현재와 같이 주택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선 이러한 광고 문구는 더 자극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십상이다. 

아파트 분양 시 가장 중요한 광고 수단 중 하나는 단연 ‘역세권’이다. 초역세권, 더블역세권 등 표현 방식도 다양하다. 실제로 역세권 입지는 집값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가 올해 수도권 21개 지하철 노선별로 역세권(도보 10분 이내) 아파트 가격을 조사해 비역세권(도보 11~20분) 아파트와 비교·분석한 결과, 역세권 아파트가 비역세권 아파트보다 평균 5800만원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는 통계도 나왔다. 

하지만 현재 역세권에 대한 법적 정의는 없다. 그나마 역세권의 개발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 1호에 따른 정의에 의하면 ‘역세권이란 철도건 설법, 철도산업발전 기본법 및 도시철도법에 따라 건설, 운영되는 철도역과 그 주변지역’이라고 명시돼 있을 뿐이다. 너무나도 광범위하고 두루뭉술한 정의다. 도보 5~10분, 반경 500m 등과 같은 시간·거리적 개념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같은 역세권에 대한 법적 정의의 부재가 건설사들로 하여금 허위·과장광고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허위·과장광고에 대한 소비자들의 민원이 접수돼도 건설사들에게는 아무런 법적 제재가 이뤄지지 않는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판례에 따르면 허위·과장광고는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일반 소비자가 광고를 받아들이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해 객관적으로 판단한다’고 돼있다. 이또한 모호한 기준이 아닐 수 없다.

기자는 최근 한 아파트단지의 견본주택을 방문해봤다. 건설사의 광고 팜플렛에 따르면 단지는 지하철역까지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이른바 초역세권에 해당했다. 직접 아파트가 들어서는 부지를 찾아 걸어봤다. 5분가량 걸린다는 점에선 이견이 없었다. 

다만 이는 역에서 가장 가까운 단지를 기준으로 책정한 거리였다. 단지 중 가장 내부에 위치한 아파트에서 역까지 소요시간은 두 배 이상이 차이가 났다. 그런데도 건설사는 입주자 모집공고나 홍보자료 등에 주의문구를 따로 표기하지 않았다. 이는 비단 이 건설사에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니다. 

결국 정부와 건설사로 인한 ‘역세권 피해’는 모두 소비자가 떠안게 된다. 소비자들은 아파트 분양 단계에서 광고를 보고 구매여부를 결정한다. 집값은 한두 푼이 아닌 목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양 시 허위·과장광고에 대한 법적 규제는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정부와 건설사는 신도시 계획을 발표하거나 새 아파트를 분양을 할 때마다 역세권을 언급한다. 역세권 개발도 좋지만 이와 함께 역세권에 대한 명확한 법적 정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건설사들의 허위·과장광고가 줄고, 나아가 소비자들에게 보다 명확한 판단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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