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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성바이오에 대한 세간의 착각

삼성바이오에 대한 세간의 착각

유수환 기자입력 : 2018.12.01 03:00:00 | 수정 : 2018.11.30 21:56:28

“이럴 바에야 코스피가 아닌 나스닥에 진출했어야 했다”

최근 분식회계로 금융당국으로부터 과징금 80억원과 상장폐지 기로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의 볼멘소리다. 일부 언론과 교수들도 이번 삼바 사태에 대해 동일한 주장을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당초 이 기업은 나스닥 상장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었으나 한국거래소(거래소)의 요청으로 2016년 4월 코스피로 상장을 최종 결정했다고 한다. 당시 거래소는 우량 기업을 국내에 상장하는 것이 낫다고 수차례 건의했다고 한다.

즉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코스피가 아닌 나스닥에 진출했더라면 분식회계 논란이나 특혜의혹도 없었을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코스피가 아닌 나스닥에 진출했다면 성공을 보장할 수 있었을까? 물론 결과론적인 얘기이기에 누구도 장담하긴 어렵다. 나스닥 진입 자체만 놓고 본다면 코스피와 비교해 크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코스피 진입과 비교해 까다로운 각종 조항들이 없어서다. 

문제는 나스닥 진출 시 국내처럼 버블(주가 상승)을 이뤄낼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나스닥 유지를 위한 비용 문제도 딜레마다. 

그동안 국내 여러 기업들이 나스닥에 진출했지만 쓴 맛을 보고 다시 국내로 유턴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픽셀플러스는 지난 2005년 한국기업 최초로 미국 나스닥에 직상장됐지만 이익률 하락이 지속되면서 2009년에 상장폐지됐고, 이후 코스닥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2000년 중반까지 만해도 한국계 나스닥 상장기업은 9곳에 달했지만 경영악화와 상장유지비용 부담으로 폐지됐다. 현재 나스닥 시장에 남아있는 국내 기업은 그라비티가 유일하다. 

국내 기업의 나스닥 진입 실패가 많은 까닭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 ▲나스닥 유지 비용에 대한 부담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매년 약 10억원이 넘는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기업입장에서 실익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나스닥에 상장한다고 해서 자금조달이 원활하다는 보장도 없다. 말 그대로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이라도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애초에 현실화되지 않았기에 ‘만약’이라는 가정을 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지만 간접적인 비교는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삼성 측에서 기업가치로 참고했던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상장사 코허루스 바이오사이언스(Coherus BioSciences, 2010년 창립)는 주가는 나스닥 상장 후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난 2014년 11월 7일 이 기업의 주가는 15.10달러였으나 이달 11월 23일 기준 주가는 11.78달러로 하락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거래정지 당일 주가는 33만4500원으로 시초가(13만5000원) 대비 147.77% 급증했다. 

게다가 나스닥 내 굴지의 글로벌 바이오기업과 경쟁해야 한다는 것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이들 기업은 장기간 시행착오 끝에 해당 사업에 투자해 왔고 결과물과 실적을 내고 있다. 바이오기업은 반도체와 핸드폰과 달리 후발주자가 따라잡기 힘든 구조다. 게다가 연구개발에 따른 결과물도 10년 넘게 시간이 걸린다.

즉 나스닥을 상장한다고 해서 성공 보장이 있는 것이 아니며 현재 분식회계 논란에 대한 해명으로서도 적절치 못하다. 오히려 국내 주식시장에서 안착하면서 ‘땅짚고 헤엄치기’를 하면서 수혜를 얻는 것도 염두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삼성바이오는 코스피에 상장하면서 잃은 것도 있겠지만 수혜를 본 것도 있다고 자문해봐야 한다. 현재 삼성바이오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객관화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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