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부터 인공지능까지 중후장대 산업에 부는 ‘스마트화’ 바람

기사승인 2018-12-13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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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부터 인공지능까지 중후장대 산업에 부는 ‘스마트화’ 바람중후장대(重厚長大)업계에 ‘스마트화(化)’ 바람이 불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현대중공업그룹, 삼성중공업 등 조선사, 철강 ‘빅2’(포스코·현대제철)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빅데이터(Big Data),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기술들을 자사 공정 및 제품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이들 신기술이 중후장대 산업에서도 경쟁력의 한축이 되리란 판단에서 나온 행보로 풀이된다.

우선 화학업계 ‘맏형’ LG화학은 지난해 말 충남 서산시 대산공장에 LTE(4G) 기반 IoT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완료했다. LG화학은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통해 공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설비를 완비했다.

이를 통해 LG화학 대산공장은 작업 시간 감소와 사업장 내 보완이 강화됐다. 기존에 제품 출하 시 검수내역을 직접 기록하면서 생겼던 불편함과 문서의 분실, 잘못된 분류 등의 위험성이 제거됐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특히 스마트 팩토리가 구축된 이후 공장 내에 물류 차량이 머무르는 시간이 75분에서 25분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에 더해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산업용 ‘직캠’을 도입해 공장 내 문제가 생겼을 경우 신속한 대처가 가능해져 안전관리가 크게 개선됐다.

국내 정유업계 맏형인 SK이노베이션은 업계 최초로 스마트 플랜트를 도입했다. 2016년부터 스마트플랜트 구축을 위한 TF팀을 구축한 이후 주력 사업장인 울산공장에서 유해가스 실시간 감지, 회전기계 위험예지, 스마트 공정 운전 프로그램, 스마트 워크 퍼밋(Smart Work Permit) 등 4개 분야에 대해 상용화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

이 가운데 유해가스 실시간 감지 시스템을 자사 모든 사업장에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도입된 시스템은 정해진 시간대별로 사람이 직접 유해가스를 측정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가스 측정기기로 유해가스를 실시간 확인해 필요 시 작업중단 및 대피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도 SK이노베이션은 나머지 기술도 전 사업장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특히 종이 작업허가서를 모바일과 전자서명 등으로 대체한 스마트 워크 퍼밋 시스템은 이미 시행되고 있다. 과거 작업 허가를 받기 위해 1시간 이상 소모됐던 해당 과정은 시스템 도입 이후 30분 이내로 단축됐다.

조선업계는 스마트 기술을 통한 미래먹거리 확보에 나섰다. 현대중공업그룹,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자사 선박에 접목한 ‘스마트선박’ 건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는 원격제어와 자율운항 등 스마트 기술이 도입된 선박에 대한 수요가 고객사들에게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선박들은 에너지효율 극대화 및 인건비 절감, 자연재해와 해적, 선박의 고장 등 각종 위급상황에 스마트 기술을 통한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다. 이 같은 특장점이 선주들에게 매력으로 부각돼 미래 수요 역시 기대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업계 1위 현대중공업은 최근 미국 선급협회인 ABS로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에 대한 사이버 보안 기술 인증(Cyber Security Ready·CSR)을 세계 최초로 획득했다. 인증받은 기술은 선박의 운항 기술에 ICT가 융합돼 해킹 등 외부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선박시스템과 데이터를 보호하는 차세대 보안 기술이다.

삼성중공업은 차세대 스마트십 시스템인 ‘INTELLIMAN SHIP’을 자사 선박에 도입했다. 시스템은 선박과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최신 ICT 기술로 통합 관리한다. 이를 통해 해상 및 육상에서 선단 운영 및 선박 생애주기 서비스까지 선사에 통합해 제공한다.

선박은 탑재된 솔루션인 ‘S.VESSEL’을 통해 ▲최적 운항 계획 수립 ▲연료 소모량 및 모션 안전성 감시 ▲자동화된 보고 기능을 제공해 선박의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운항을 지원하고, 육상에서는 원격 선단 관리 시스템을 지원해 선사들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선단 관리를 지원한다.

철강 업계에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통해 공정 효율 개선에 힘쓰고 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과 전남 광양제철소 후판공장을 스마트팩토리 시범 공장으로 지정돼 가동에 들어갔다. 두 공장에 적용된 ‘인공지능 기반 도금량 제어 자동화 솔루션’은 자동차강판 생산에 필요한 용융아연도금(CGL)을 AI를 통해 정밀 제어해 도금량을 비롯한 오차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또한 포스코는 빅데이터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자사 제철소 공장 곳곳에 IoT 센서와 카메라를 설치해 매일 1테라바이트(IB)가 넘는 데이터를 축적하는 한편 이를 토대로 생산 효율성 강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2025년을 목표로 ‘스마트팩토리’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당진제철소에 설계부터 생산 공정에 이르는 전 과정을 스마트팩토리로 전환해 조업 별 생산성 편차를 줄이고, 가볍고 튼튼한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스마트한 자동차 소재 전문 제철소를 구축했다.

이밖에도 당진제철소 물류 및 생산 효율성을 2배 이상 끌어올리기 위해 당진제철소에 ‘스마트 물류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현대자동차 그룹 물류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와 함께 빅데이터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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