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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위험의 외주화’ 비정규직

‘위험의 외주화’ 비정규직

민수미 기자입력 : 2018.12.13 16:56:21 | 수정 : 2018.12.31 18:29:57

‘나는 화력발전소에 석탄 설비를 운전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길 희망했던 고(故) 김용균씨는 결국 소망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그는 지난 11일 컨베이어 벨트에 협착되는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 9월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 계약직으로 입사한 김씨는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청년이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로, 이곳에서 석탄취급 설비운전을 한 김씨. 동료들에 의하면 그는 착하고 성실했습니다. 아픈 아버지, 어려운 가정환경 등을 이겨내려 열심히 일했습니다. 

김씨는 사고 발생 열흘 전인 1일, 비정규직 노동자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노동조합 캠페인에 참가했습니다. 안전모와 방진 마스크를 쓴 김씨는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라는 피켓을 들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진은 그의 사망 기사에 실렸습니다. 

또 아까운 청춘을 허망하게 떠나보냅니다. 3년 전 ‘구의역 사고’ 지난해 ‘제주 취업실습사고’에 이어 같은 사고입니다. 모두 ‘2인 1조 근무’, 기본적인 안전수칙만 지켰다면 일어나지 않을 사고였습니다. 비용 절감이라는 명분으로 벌어지는 ‘위험의 외주화’, 안전강화 개선 없는 작업장 등에 그동안 많은 생명을 잃었지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우리는 또 제자리에 서서 꽃다운 청년이 사그라지는 순간을 목격했습니다. 

안전관리 규정을 지키지 않은 태안화력발전소를 비롯해 원청, 하청 등 이 사고와 직결된 모든 관계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비정규직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법과 제도적 방안도 마련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용불안·저임금·안전 등으로 위협받는 비정규직을 끌어안으려는 우리 사회의 노력입니다. 사망한 김씨 소식에 한없는 무력함을 느낍니다. 같은 노동자로서의 공감과 사회 구성원으로서 죄책감 때문입니다. 반복되는 사고를 이번에도 막지 못했습니다. 죄스러운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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