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찌는 아이들, 초등학교 저학년 신체활동 부족하다

교육과정에 신체활동 비중 적고 미세먼지로 실외 활동 줄어

기사승인 2018-12-14 00: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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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 비만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의 신체활동이 매우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신체활동’ 관련 과목 편성이 부족하고, 미세먼지 등의 이유로 운동장 활용에도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는 주장이다.

13일 박원순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제14호 이슈페이퍼 ‘초등 저학년 신체건강 증진방안’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5명 중 1명은 과체중 또는 비만으로, 2000년 이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교육부에서 실시한 학교건강검사 표본조사 결과에 따르면, 5~17세 아동·청소년 비만율은 2008년 11.2%에서 2017년 17.3%로 6.1%p 높아졌다. 고도 비만율도 지난해 처음 2.0%를 넘어섰다. 소아·청소년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져 생애주기에 따라 다양한 합병증과 부정적인 영향을 남긴다.

박 위원은 소아비만이 실외 체육활동 저하와 같은 신체활동 부족의 생활 방식으로 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도입된 ‘2015 초등 교육과정’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교육과정은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로 구분돼 있다. 이 중 즐거운 생활은 신체활동을 펼칠 수 있는 체육교과를 통합교과로 편성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신체활동과 관련 있는 내용은 놀이, 창의적 표현, 게임 등 통합적인 활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미술 수업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어 체육 영역 지도가 미흡한 실정이다. 

 

살찌는 아이들, 초등학교 저학년 신체활동 부족하다

뿐만 아니라 3~4학년과 5~6학년 체육 교과의 시수는 동일하게 204시간으로 배당돼 있지만, 1~2학년은 통합 교과로 운영되고 있어 체육 활동 시수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박 위원은 “국제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체육 및 건강’ 과목의 학습 시간은 OECD 평균보다 낮고, 학년이 증가할수록 더욱 낮아지고 있다”며 “근력과 지구력이 부족한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구체적이고 계획적인 체육활동 지도가 필요하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은 발달적 특성상 활발한 신체활동이 필요한 시기이다”라고 주장했다.

불규칙한 기후, 미세먼지 증가 등에 따라 운동장 사용이 가능한 일수도 줄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2015년을 기준으로 미세먼지가 우리나라 연평균 기준(50㎍/㎥)을 초과한 측정소는 전국 253개의 유효측정소 중 87개소가 해당됐다. 24시간 기준을 초과한 경우는 226개소였다. 초미세먼지(PM-2.5)의 경우에도 연평균 기준을 초과한 측정소는 전국 100개의 유효측정소 중 35개소가 해당됐다. 24시간 기준을 초과한 경우는 96개소에 달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는 지역은 거의 없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박 위원은 “2017년 4월부터 교육부는 실외수업 자제를 적용하는 미세먼지 기준을 강화해 실외수업을 실시할 수 있는 조건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며 “야외에서 신체활동을 수행하기 어려운 날에도 실내체육관이 있으면 신체활동의 수행이 가능하다. 그런데 체육관 및 강당이 없는 학교도 많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대부분의 실내 신체활동 시설은 대부분 옥외시설보다 그 면적이 협소해 신체활동 공간이 부족한 실정이다”라며 “특히 정규 교과에 체육이 없는 1~2학년의 경우 체육관이나 강당의 사용이 타 학년에 비해 적게 배정돼 체육관의 사용시간이 더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에 박 위원은 아이들의 신체활동을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즐거운 생활에서 체육 교과를 분리할 것’과 ‘실내 체육관 신설’을 제언했다.

그는 초등학교 저학년에 통합교과가 도입돼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얻고 있지만, ‘표현 활동 위주의 놀이 강조’, ‘체육 교과와의 내용 중복’, ‘신체활동 지도의 소홀 가능성 내포’ 등의 문제점이 내포돼 있다고 봤다. 박 위원은 “즐거운 생활에서 체육 교과를 분리해 하루 1시간 이상의 바깥놀이를 의무화한 누리과정, 체육 교과가 구분된 초등 3~6학년 교육 과정과의 연계를 이룰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초등학교 저학년 교사들에게는 더 많은 신체활동 및 체육 관련 연수 기회를 제공해 성장기 아동의 신체발달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이를 충분히 초등학교에서 수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또 보다 많은 신체활동 및 체육 활동을 소개하는 멀티미디어 교육 자료를 제작해 보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체육관이 없는 학교를 중심으로 실내 체육관을 신설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또 공간이 부족하고 낡은 곳에서는 수선 및 증축을 통해 학생들이 충분히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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