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그룹사 연말 임원인사 키워드는?…‘안정속 변화와 세대교체’

기사승인 2018-12-17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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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그룹사 연말 임원인사 키워드는?…‘안정속 변화와 세대교체’국내 경기의 성장 둔화 속에 미·중간 무역전쟁 등 다양한 대내외 요인으로 글로벌 경영환경이 불투명한 가운데 4대 그룹을 포함한 국내 주요 기업들이 정기 인사를 단행했거나 앞두고 있다.

4대 그룹사를 포함해 한화그룹과 KT, 신세계, 현대백화점그룹 등이 11월말에서 이달초까지 인사를 단행했고, 앞서 CJ그룹의 경우 지난 10월 일찌감치 주요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주요 그룹사 중 현재 인사가 발표되지 않은 곳은 롯데와 포스코, GS 등이다.

“안정 속에서 혁신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삼성전)”, “인적 쇄신 속에서도 안정감과 균형감을 유지했다(현대차)”, “세대교체 및 변화·혁신 가속화를 위한 전문성과 경영능력 갖춘 5대 초·중반 신임 CEO 대거 발탁(SK)”, “변화와 혁신을 통해 지속성장을 만들고 어려운 경영환경 돌파를 위한 실용주의 인사(LG)” 최근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국내 4대 그룹사가 제시한 인사 방침의 배경이다.

이처럼 올해 연말 실시된 기업들의 인사의 화두는 ‘안정 속 성장기조 유지, 세대교체, 신사업 강화’ 등이 담겼다는 평가다. 매년 연말에 실시되는 임원인사와 방향성은 내년도 해당 그룹(기업)의 경영전략을 포함한 사업 방향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다.

◇안정 택한 삼성…세대교체 현대차

삼성전자는 이달 6일 김기남 대표이사 사장을 대표이사 부회장에, 노태문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는 인사를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인사를 통해 지난해 선임된 사장단들의 체제를 유지하며 안정을 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지난해 선임된 김기남(DS·부회장)·김현석(CE·소비자가전 사장)·고동진(IM·모바일 사장) 부문장 등 삼두 마차 체제를 유지함으로써 현재 사업을 유지하면서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주요 임원승진도 지난해 221명에서 올해는 158명으로 대폭 줄여 변화를 최소화했다. 다만 올해 사상 최대실적을 낸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서에서 80명의 임원이 배출된 점이 눈에 띈다. 반면 수년간 적자를 면치 못한 LED(발광다이오드) 사업팀은 메모리사업부, 시스템LSI사업부 등으로의 일부 전환 배치가 진행됐다.

임원 인사에 이어 이달 12일에는 네트워크사업부 수장을 교체하는 등 소규모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이 고문 역할로 물러났고, 신임 사업부장에는 전경훈 부사장이 임명됐다. 이는 삼성전자가 사업부장 교체를 통해 통신장비 사업에서의 인프라 구축에 힘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인사 발표 후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대교체 인사를 통해 갖춰진 현 경영진을 중용해 안정 속의 혁신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2일 인사를 단행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세대교체를 통해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 구축’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예년보다 보름가량 앞당겨진 사장단 인사라는 점, 부회장단 해체와 주요 사장 교체의 대규모 인사였다는 점에서 잘 드러난다. 따라서 향후 정의선 수석부회장 중심으로 그룹 경영체계가 정립되면서 빠른 의사결정과  위기 대응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인사에서 김용환 부회장이 현대제철 부회장에 임명하됐고, 전략기획담당 정진행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현대건설 부회장으로 보임했다. 또 박정국 현대케피코 사장을 현대모비스 사장에,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을 현대로템 부회장에, 이건용 현대글로비스 경영지원본부장 전무를 현대로템 부사장으로 발령했다.

기존 그룹 부회장 중 양웅철·권문식 부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났다. 또 여승동 생산품질담당 사장,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 조원장 현대다이모스 사장, 강학서 현대제철 사장, 김승탁 현대로템 사장 등은 고문에 위촉됐다.

현대차그룹 측은 “이번 인사의 핵심은 계열사들의 경쟁력 강화다. 최근 중국 및 해외사업 부문의 대규모 임원 인사에 이어 그룹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그룹 차원의 인적 쇄신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다. 전문성과 리더십이 검증된 경영진들을 주요 계열사에 전진 배치함으로써 대대적인 인적 쇄신 속에서도 안정감과 균형감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안정과 변화 꾀한 SK…안정 속 외부전문가 영입 LG

SK그룹은 지난 6일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안정과 변화를 동시에 선택했다. 특히 새로운 시대 변화에 맞게 젊은 CEO를 대거 발탁하면서 변화도 함께 시도했다는 평가다.

우선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조대식 의장이 재선임된 점이 눈에 띈다. SK그룹에 따르면 조 의장은 2017년 선임된 후 협의회를 안정적으로 이끌며 최대 실적을 달성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6일 열린 의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위원장으로 ICT위원장인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Global성장위원장인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자리를 맞바꿨고, 사회공헌위원장에는 이형희 SK브로드밴드 사장이 신임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SK그룹의 세대교체와 변화·혁신 의지를 보여준 것은 50대 초중반 4명의 CEO 인사다. SK하이닉스 사장에 이석희 사업총괄이, SK건설 사장에 안재현 글로벌Biz. 대표가, SK가스 사장에 윤병석 Solution & Trading부문장이 각각 내부 승진했다. SK종합화학 사장에는 나경수 SK이노베이션 전략기획본부장이 승진 보임됐다. 이러한 기조는 임원승진 인사에서도 드러난다. 신규선임 112명 포함 총 151명의 임원승진 인사 결과, 신임 임원 평균연령은 48세였고 그 중 53%가 1970년대 출생이다.

이에 대해 SK그룹 측은 “가속화를 위해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갖춘 50대 초·중반의 신임 CEO를 대거 발탁했다. 세대교체 및 미래성장 준비를 위해 패기 있고 유능한 젊은 임원들이 대거 발탁 보임된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LG그룹은 ‘성과주의, 미래준비, 인재육성, 지주회사 역할 강화’ 등을 바탕으로 40대인 구광모 회장의 LG를 준비한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에 관심을 쏠리기도 했다. 지난달 말 실시된 그룹 인사를 통해 LG는 안정속에 변화를 선택했다는 평가다. LG그룹은 기존 부회장급 이원들을 유임시키면서도 외부 인사를 적극 영입하고, 젊은 임원들을 대거 승진 발령함으로써 다양한 인재풀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우선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급 최고경영자(CEO)들에 대한 유임으로 기존 사업의 안정화를 꾀했다. 이와 함께 외부인재 영입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LG화학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에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이 영입됐고, ㈜LG 사업포트폴리오 담당 경영전략팀 사장에 홍범식 베인&컴퍼니 대표가, ㈜LG 자동부품 팀장 부사장에 김형남 한국타이어 연구개발 본부장이 영입됐다.

또 이번 임원인사 승진자 185명 중 신규 상무 선임 인원은 134명으로 전체의 약 72%에 달하고, 상무 승진자 평균 나이 48세다. 이는 안정화를 꾀하면서 그룹 내에 젊은 임원을 대거 발탁해 미래성장을 이끌어 갈 인재풀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LG그룹 측은 “변화와 혁신을 통해 지속 성장을 만들어가기 위한 미래 준비와 성과를 중점적으로 고려한 인사, 저성장 기조 지속 및 주요 사업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 심화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하기 위한 실용주의적 인사”라고 강조했다.

◇한화·신세계·CJ 등도 임원인사로 내년 준비

이달 초 주요 계열사 인사를 단행한 한화그룹도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두고, 관련 부문 간 통합 출범을 통한 시너지 강화에 방점을 뒀다는 평가를 바는다. 특히 통합 출범한 화약·방산 부문 승진자가 많다는 점도 눈에 띈다. 다만 이번 그룹 인사에서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한화큐셀 김동관 전무는 승진자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는 현재 불안정한 태양광 시황을 고려해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가 나온다.

지난 11월 인사를 단행한 현대중공업의 경우 현대미포조선 한영석 사장과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가삼현 사장이 공동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 사장에는 현대중공업 신현대 부사장이 승진했고, 현대삼호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에는 이상균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중공업은 주요 사장을 신규 선임하며 성장을 위한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며, 재도약을 위한 새로운 출발을 선언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달 말에는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그룹선박·해양영업 대표로 승진 발령되며, 정 부사장의 승계 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11월말 인사를 통해 부문 대표체제를 도입하고 8개 계열회사 대표에 50대의 젊은 임원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평가다. 조창현 신세계 부사장은 신세계사이먼을, 임병선 부사장은 까사미아를, 최우정 이커머스 총괄 부사장은 내년 신설하는 온라인 법인 대표를 맡는다. 또 신세계푸드 제조서비스부문 대표이사에는 신세계L&B 김운아 대표를, 매입유통부문 대표이사에는 성열기 매입유통본부장을 각각 내정했다. 제주소주와 신세계L&B 대표에는 우창균 대표를 신규 영입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은 “그룹의 미래 준비와 신사업 강화, 핵심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최적임자를 엄선하여 승진 발령했으며, 앞으로도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원칙 아래 철저히 능력과 성과주의 인사를 펼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J그룹은 지난 10월 임원인사를 통해 CJ주식회사 공동대표이사에 삼성그룹 공채(1978년) 출신으로 삼성생명 대표이사 부회장 등을 역임한 박근희 CJ대한통운 부회장을 선임했다. 지난 8월 CJ에 영입된 박 부회장은 그룹 대외업무를 총괄해왔다. 또 CJ CGV 신임 대표이사에 최병환 CJ포디플렉스 대표, CJ주식회사 최은석 경영전략 총괄, 강호성 법무실장을 각각 총괄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또한 여성임원 적극 육성에 맞춰 여성 승진 임원은 총 10명으로 이는 전체 승진자의 13%를 차지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인사에는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과 장녀 이경후 CJ ENM 상무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달 7일 실시된 현대백화점그룹 임원임사에서 현대백화점 정지영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영업본부장 겸 영업전략실장을 맡는다. 현현대HCN 대표이사에는 김성일 상무가 내정됐고, 유정석 부사장은 현대 L&C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이번 정기 임원 인사는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전문성과 경쟁력을 갖춘 유능한 인재를 대거 발탁한 점이 특징이다. 조직의 안정을 바탕으로 새로운 리더십을 확보하고 핵심 경쟁력을 극대화해 그룹의 미래 성장을 준비하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배성은·이승희·임중권·조현우·한전진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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