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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조선업, 샴페인은 이르다

조선업, 샴페인은 이르다

임중권 기자입력 : 2018.12.20 05:00:00 | 수정 : 2018.12.20 16:42:04

최근 한국 조선업이 재기에 성공했다는 핑크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국조 3사(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를 중심으로 조선업 턴어라운드(Turnaround)가 확실시된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최근 발표된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 조사 결과에서 한국조선업은 올해 1~11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 260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중 42%에 해당하는 1090만CGT를 수주했다. 이를 통해 7년 만에 글로벌 연간 수주 ‘세계 1위’ 달성이 기정사실로 되고 있기도 하다.

특히 연간 수주량에서 2011년 1위를 차지한 이후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중국에 밀려 2위로 와신상담(臥薪嘗膽)의 시간을 보낸 한국 조선업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샴페인을 터트리기는 아직 이르다. 최근 시황이 개선됐다지만 ‘수주산업’의 특성상 수주실적은 1~2년 후에 매출로 반영된다. 최근 수주한 영업이익이 반영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내년까지 조선업계의 매출은 과거 수주절벽(2016~2017년) 때 수주가 급격히 줄어들고, 계약 당시 선가(뱃값)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을 때 매출이다. 게다가 업황이 개선됐다지만 조선 3사 중 올해 수주 목표를 달성한 회사는 현대중공업뿐이다. 결국, 내년까지 인력 감축을 통한 ‘허리띠 졸라매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상황이다.

자구안도 아직 진행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 채권단에게 전체 인력 1만4000여명 중 30~40%의 인력을 올해까지 감축기로 했다. 지난 3분기까지 3700여명의 인력을 감축했지만, 자구안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최소 500여명이 회사를 떠나야 한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2016년 자구계획안을 통해 1만명 수준인 직원을 올해 말까지 9000명으로 감축하기로 했었다. 계획 이행을 위해서는 1000명 정도 인원이 일자리를 떠나야 한다.

업계 1위 현대중공업도 2015년 이후 현재까지 3700여명의 인력을 감축해왔으나 해양플랜트 사업 가동 중단으로 생긴 1200명의 유휴인력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정비(인건비)는 똑같지만 일감은 없으니 영업익은 줄고 있다.

이런 상황에 정부를 비롯한 일각에서 “업황이 회복됐다”,“내년이 기대된다”,“완전 회복”,“안전궤도 돌입” 등의 분석을 내놓고 있으니 조선업계는 대놓고 말은 못 해도 속이 타는 분위기다.

올해 수주실적이 글로벌 1위를 달성이 확실시된다지만 과거 호황기 수주물량, 선가, 영업익 등과 비교해보면 현재 실적은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세부적으로 선가를 따져본다면 호황기 LNG운반선의 가격은 2억1000만달러대를 유지했다. 최근에는 많이 올라봐야 1억8000만달러다. 물량도 가격도 개선됐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외부적 기대로 인한 부담감은 높아지고 뼈를 깎는 구조조정은 이겨내야만 하는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리고 있다.

간신히 ‘숨 고르기’에 들어선 조선업계에게 내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내년까지 수주절벽 때 악화된 실적을 잘 견디고 올해와 지난해 하반기 수주 실적을 통해 어두운 터널을 힘겹게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성과에 김칫국을 마시기보다는 ‘뚝심’ 있게 조선업을 믿고 기다려주는 분위기가 필요할 때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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