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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인터뷰] ‘도어락’ 이권 감독 “공효진에게 시나리오 전달하려 공항 갔었죠”

‘도어락’ 이권 감독 “공효진에게 시나리오 전달하려 공항 갔었죠”

인세현 기자입력 : 2018.12.24 20:46:27 | 수정 : 2018.12.28 13:10:47

스릴러 장르의 영화 ‘도어락’(감독 이권)이 공포감을 형성하는 방법은 독특하다. 영화는 시청각적으로 깜짝 놀랄만한 순간을 만드는 대신, 상황을 차분하게 관조해 긴장감을 부여한다.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이 집에 돌아와 조용한 순간 뒤를 돌아보게 되는 이유다.

‘도어락’ 개봉 후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권 감독은 “차가운 분위기의 영화를 만들겠다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것 같다”고 작품을 세상에 선보인 소감을 전했다. 영화의 독특한 결을 이해하는 관객이 있어 힘이 되었다는 설명이다.

“처음부터 차가운 스릴러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어요. 그래서 촬영도 여름이 아닌 겨울에 진행했죠. 원룸에 홀로 사는 주인공을 비추며 고립감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갑자기 무엇인가 툭 튀어나와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기보다, 긴장감으로 서서히 옥죄는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고자 했고요.”

‘도어락’이 스릴러 장르의 문법을 탈피한 부분은 한 가지 더 있다. 시작점부터 주인공에게 특별한 트라우마를 부여하지 않은 것이다. ‘도어락’에서 주인공 경민(공효진)은 매우 평범한 여성이다. 그는 홀로 위기에 빠지고 상황을 헤쳐나간다. 이러한 설정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일까.

“혼자 사는 사회가 점점 일상화되면서 보편적인 삶의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어요. 이걸 나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개인이 고립돼 소통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봐요. 각자 다른 입장을 지닌 사람들 간의 대화가 점점 단절되다 보니, 두려움의 대상이나 공포 유형도 바뀌는 것 같아요. ‘도어락’을 통해 혼자라는 것이 편할 수도 있지만, 그 자체가 곧 공포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 공포를 혼자 감내해야만 하는 상황을 영화로 풀어낸 셈이죠.”

홀로 사는 여성의 공포를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작품이 가진 메시지를 견고하게 하는 것은 배우 공효진의 몫이었다. 주인공 경민 역을 맡은 공효진은 섬세한 연기로 영화를 이끌어 간다. 공효진과 이권 감독의 인연은 약 20년 전 시작됐다. 영화 ‘여고괴담2’의 신인 배우와 연출부 막내로 처음 만났던 두 사람은 ‘도어락’으로 재회했다.

“시나리오를 주려고 공효진 씨에게 연락했는데, 그때부터 당장 두 달 동안 서울에 없다고 하더라고요. 시간이 촉박해서 시나리오를 출력해 직접 공항으로 가지고 갔어요. 효진 씨가 외국으로 떠나기 전 시나리오를 주고 헤어졌죠. 공효진 씨가 시나리오를 다 읽고 발리에서 직접 전화를 했더라고요. 이후로 영화에 관해 여러 이야기를 주고받았어요. 공항에서 시나리오를 전달한 지 4개월 만에 효진 씨가 영화 출연을 결정했죠.”

공효진은 여러 의견을 내며 이 감독과 함께 시나리오를 수정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클라이맥스 장면도 공효진의 주장이 반영된 결과다. 이 감독은 ‘도어락’을 제작하며 공효진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노력했다고 귀띔했다. 홀로 사는 여성이 주인공인 만큼, 현실에서 비슷한 상황에 놓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영화에 녹여내려 했다는 것이다.

“원작이 남성 주인공의 시점으로 진행되는데, ‘도어락’은 각색 과정에서 주인공이 여성으로 바뀌었어요. 그 부분을 잘 표현하기 위해 정말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어요. 스스로 자료조사도 철저히 하려 노력했고요. 독거 여성의 주거 문제 등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현실이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촬영과 편집을 마치고 마지막 사운드 작업을 할 때까지 문제의식을 갖고 접근하려 했어요. 마냥 가볍지마는 마지막 장면도 ‘이렇게 심각한 문제를 다룬 후, 가볍게 이야기를 끝내도 될까’라는 고민에서 결정됐고요. 영화가 끝났다고 현실의 문제도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머리꽃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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