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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의 용기, 체육계 ‘미투’에 힘 실을까

심석희의 용기, 체육계 ‘미투’에 힘 실을까

문대찬 기자입력 : 2019.01.09 17:29:02 | 수정 : 2019.01.09 17:29:07

사진=연합뉴스

쇼트트랙 대표팀의 간판선수 심석희(21‧한국체대)가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그의 폭로가 체육계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의 도화선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심석희는 지난달 17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조 전 코치의 상습상해 및 재물손괴 사건 항소심 2차 재판에 공인으로 출석한 당일 조 전 코치에 대한 추가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고소장에는 심석희가 만 17살이었던 2014년 여름부터 조 전 코치에게 수차례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성폭행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2달여 전까지 계속됐으며 범행은 훈련장, 진천선수촌 라커룸 등에서 이뤄졌다고 알려졌다.

변호인에 따르면 심석희는 보복 등이 두려워 그간 성폭행 사실을 털어놓지 못했지만 제2, 제3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우려해 추가 고소를 결심했다.

심석희의 폭로를 접한 국민들은 일제히 분노했다. 조 전 코치를 재조사하고 엄벌해달라는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정부도 대응에 즉각 대응에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9일 긴급브리핑을 열고 체육계 전수조사 등을 비롯해 성폭행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에 힘쓰겠다고 발표했다. 체육계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 또한 강화키로 했다.

심석희의 행보가 체육계 미투 운동에 힘을 불어 넣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지난해 1월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으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폭로한 이후 문화계와 정치계, 교육계 등 사회 전 분야에서 성폭력 폭로가 잇따랐다. 

하지만 체육계는 빙상연맹의 ‘짬짜미 논란’, 폭행, 파벌과 관련한 잡음을 제외하면 ‘성폭행 폭로’는 상대적으로 잠잠했다. 지난해 이경희 전 리듬체조 단체팀 대표팀 코치가 성추행 피해를 폭로했지만 공론화되지 못했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도 미미했다. 피해사실을 알리지 못했던 이들이 용기를 내 폭로를 이어갈 경우, 체육계 전반에 미투 물결이 확산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한체육회가 8일 발표한 ‘2018 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일반 등록 선수와 지도자들의 폭력 및 성폭력 경험 비율은 각각 26.1%와 2.7%, 국가대표 선수과 지도자들의 폭력 및 성폭력 경험 비율은 각각 3.7%와 1.7%로 나타났다.

수치를 볼 때 체육계 전반적으로 (성)폭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대한체육회의 주장이지만 주종, 복종 관계가 확실한 체육계 특성상 암묵적으로 범행이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아마추어 종목은 심석희처럼 특정 코치가 어릴 때부터 선수를 지속해 지도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시장도 좁은 탓에 지도자의 부당한 요구를 거부하면 선수생활을 계속하기가 어려워진다. 

실제로 심석희 역시 초등학생 때부터 조 전 코치로부터 상습폭행을 당하며 절대복종을 강요 받았으며 “선수생활을 지속하고 싶으면 내 말을 들어라”는 식의 협박까지 받았다고 털어놨다.

심석희의 폭로에 힘입어 체육계에 종사한 당시 자신의 경험담을 전하는 네티즌들도 벌써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9일 한 커뮤니티엔 학창시절 여자 농구부원이 감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것을 직접 목격했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뒤이어 학생선수 시절 코칭스태프에게 성폭력을 당한 자신의 경험담을 공유한 네티즌들도 여럿 등장했다. 

한편 조 전 코치는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조 전 코치의 변호인은 “성폭행 혐의는 전혀 말도 안 된다는 게 조재범 전 코치의 입장”이라며 “휴대폰과 태블릿 PC 비밀번호 제공하는 등 경찰 수사에도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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