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건강뉴스-체크리포트] “탈모 시작, 본인이 더 잘 안다”…휴지기 길어지는 모발, 꾸준한 관리 필요

기사승인 2019-01-10 09:3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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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국내 탈모 환자의 수가 천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전체 국민의 20%가 탈모로 인해 고민을 하고 있다는 얘긴데요.

전용 샴푸 같은 탈모 제품이나 약제, 가발 및 이식을 아우르는 시장은 무려 4조 원대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그만큼 탈모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수요가 크게 늘었습니다.

탈모는 한마디로 머리카락이 있어야 할 자리에 머리카락이 없는 것이죠.

주로 성모, 즉 굵고 검은 머리카락이 빠지는데요.

색깔이 없고 굵기가 가는 연모와 달리 이 성모가 빠지면 곤란합니다.

본래 갖고 있던 이미지를 바꿔 버리기 십상입니다.

<리포트>

취재를 위해 마주한 전문의는 기자의 머리카락 상태를 보더니 탈모가 진행 중이라고 단언했습니다.

노영석 교수 / 한양대병원 피부과
“탈모가 시작됐어요. 관리를 해야 합니다.”

기사를 쓰려고 탈모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갔다가 느닷없는 판정을 받은 건데요.

충격이었습니다.

실은 기자의 부친이 머리숱을 많이 잃으셨습니다.

흔히 ‘대머리는 대(代)를 걸러 나타난다’는 말로 위안을 삼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아니랍니다.
 
특히 남성형 탈모의 경우 유전의 힘이 워낙 커 가족 중에 탈모를 겪은 이가 있다면, 시간 차가 있을 뿐 다른 가족의 탈모 가능성도 높다고 하네요.

남성형 탈모 가족력이 있으면, 20대나 30대부터 서서히 모발이 가늘어집니다.

이어 차츰 뒤로 밀리던 앞이마의 모발선이 M자형을 그리며 후퇴하는데요.

이는 남성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생깁니다.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이 모낭에 침범해 모낭을 위축시킵니다.

남성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 남성형 탈모는 전체 탈모 유형의 70% 이상을 차지합니다.

유전적 영향이 압도적인 남성형 탈모에 비해 여성형 탈모는 스트레스나 다이어트 등으로 인한 영양 결핍 같은 외적 요인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발을 자라게 하는 여성 호르몬의 감소도 문제가 되는데요.

모발의 수를 증가시키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출산 또는 폐경과 맞물려 농도가 낮아집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염색보다는 파마가 모발에 더 안 좋습니다.

파마를 할 때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게 되는데, 모발이 약하면 이 장력의 영향을 버텨내기가 힘듭니다.

여성형 탈모는 이마 위 모발선은 대개 유지되지만, 머리 중심부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숱이 적어지는 특징을 가집니다.

우리의 머리카락은 성장기와 휴지기 그리고 퇴행기를 반복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성장기는 단축되고, 휴지기가 연장되면서 탈모가 심화되는 건데요.

우리나라 사람은 5만~7만개 정도의 머리카락을 갖고 있는데, 하루에 50~70개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고 일어나서 또는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의 수가 100개를 넘긴다면 병적인 원인으로 인한 탈모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이땐 의사와 상담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노영석 교수 / 한양대병원 피부과
“물론 자가검사법이라고 해서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것도 있긴 하지만, 그런 거 하고 오더라도 저희들이 그런 검사는 별로 안 해요. 그거 자체가 어떤 정확한 규칙이 있는 게 아니거든요. 사람마다 기준의 차이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자기가 없다고 생각하면 그게 바로 탈모가 되는 거죠.”
(예를 들면 앞머리를 만져보면 굵기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 아닌가요? 보통 사람들이.)
“굵기 차이는 만졌을 때 잘 모르고요. 남자 같은 경우에는 M자 모양으로 탈모가 되는데, 이 부분이 들어가거든요. 여기가 들어가기 시작했으면 탈모는 시작된 거예요.”

탈모 치료에는 피나스테라이드,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먹는 약 등이 우선 처방됩니다.

이 성분들은 모낭을 위축시키는 호르몬의 변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억제뿐만 아니라 머리카락을 자라나게 하는, 발모 작용도 이끌어낸다고 하네요.

더불어 미녹시딜 같은 바르는 약이 있고, 모발 이식술 등도 탈모 극복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전문의에 따르면, 남성형 탈모의 경우 하루에 한 알씩 먹는 약을 평생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몸속에 남성 호르몬이 있는 한 탈모가 이어지기 때문에 끊을 수가 없다는 얘깁니다.

몇 년간 약을 먹다가 괜찮아졌다고 판단해 복용을 그만두면 머리카락이 더 빠진다고 하네요.

다만 하루에 세 번 복용하는 여성형 탈모 약은 남성형 탈모 약처럼 계속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어느 정도 호전이 되면 추가 처방으로 마무리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일각에서는 탈모 치료제가 성기능 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꾸준히 복용하면 부작용이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먹는 약으로 탈모 개선 효과를 보려면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걸립니다.

처음에는 머리카락 개수가 늘고 그 다음에는 머리카락이 굵어지는데, 탈모 환자의 70%가 이 같은 효과를 본다고 합니다.

치료 시작 시기가 빠를수록 정상에 가까운 머리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노영석 교수 / 한양대병원 피부과
“조급하게 생각하면 안 돼요. 이 탈모증은 남자도 그렇고, 여자도 그렇고 처음부터 약 먹고 한두 달 안에 어떤 효과를 볼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제가 탈모증 환자를 많이 보는데, 저는 처음부터 환자들한테 그걸 얘기해요. 그래서 환자분들이 그걸 다 감안하고 오기 때문에 치료를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근데 이런 얘기를 안 하면 한 두세 달 써보고 자라는 게 없다고 해가지고 중도포기 하거든요.”

<스튜디오>

먹는 약이나 바르는 약이 효과가 없을 때는 모발이식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사람의 두피에는 모근을 둘러싸고 영양을 공급하는 모낭이 평균 10만개까지 자리 잡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뒷머리와 옆머리에 분포한 2만5000개에서는 머리카락이 잘 빠지지 않습니다.

모발이식 수술은 뒷머리나 옆머리에 있는 모낭을 이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주로 앞이마와 정수리 부분에 이식을 많이 하죠.

모발이식을 하면 탈모 치료약을 안 먹어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그렇진 않습니다.

탈모약을 먹지 않으면 이식하지 않은 나머지 머리카락이 빠지게 됩니다.

이식은 머리카락이 너무 많이 빠지지 않은 시점에 하는 게 더 좋다고 합니다.

또 머리카락을 너무 촘촘하게 심으면 모낭의 생착률이 떨어져 도리어 머리카락이 빠질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탈모 관리의 시작은 정신적 안정과 휴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론 쉬운 얘기는 아닙니다.

유전에 의한 가능성도 있지만, 최근엔 분주한 일상 속에서 축적되는 스트레스로 인해 탈모를 겪는 사례가 그만큼 늘고 있다는 건데요.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국내 탈모 환자는 2009년 18만여 명에서 2015년 23만 명으로 급증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들 중 40% 정도가 20~30대 젊은 층이라는 사실입니다.

드러나지 않은 수까지 감안하면 젊은 층의 탈모가 전체 탈모의 절반에 육박할 것이란 추정도 나옵니다.

이제 더 이상 탈모가 고령층만의 얘기가 아니라는 것이죠.

전 세대에 걸친 탈모에는 여러 원인이 있습니다.

그 진행과정을 이해하고 대처하는 계획을 잡아 실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합니다.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여러 기능성 제품들을 사용하기 전에 먼저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갖고 적절한 관리를 이어가시는 게 좋겠습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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