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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카풀 사태, 카카오만 사라지면 해결될까?

카풀 사태, 카카오만 사라지면 해결될까?

이승희 기자입력 : 2019.01.19 05:00:00 | 수정 : 2019.01.18 18:53:20

“카풀이 몇 년 전부터 있었다고요?”

가장 최근 택시기사에게 들은 질문이다. 카풀 도입을 반대한다는 그는 수년 전부터 카풀을 이용할 수 있었다는 말에 놀라움을 표했다. 앱 다운로드 1위인 ‘풀러스’도 처음 듣는다고 했다. 그는 카풀을 ‘택시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손님을 빼앗아가는 나쁜 서비스’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다. 당연히 카풀을 이용해본 적도 없다고 답했다. 카풀을 반대하면서 정작 서비스를 접해본 적은 없다니. ‘잘 알지 못하지만 어쨌든 나쁘다’는 말만큼 무책임한 주장이 또 있을까.

카카오가 18일 공식적으로 카풀 서비스를 중단했다. 택시업계가 여당 측에서 마련한 ‘사회적 대타협 기구’ 참여 조건으로 카풀 서비스 철회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앞서 택시업계는 강하게 반발해왔다. 기사의 분신자살, 반대 집회, 총파업 등 필사적으로 카풀 서비스를 반대해왔다. 카카오도 결국 한발 물러섰다.

카카오로서는 억울할 수 있다. 카풀 서비스는 이미 수년 전부터 시행되어 왔다. 해외에서는 이미 우버, 그랩 등의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정착되어 있는 상황이다. 뒤늦게 카카오가 럭시를 인수하며 시장을 키워보려 하지만 택시업계의 반발로 갈 길이 멀다. 해외 서비스들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는 모습과 대조되는 모양새다. 최근 LA에서 만난 한 한인택시 기사는 “한국은 택시 업계의 반발이 거세 절대로 우버가 도입될 수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을 정도다.

대기업의 횡포라는 말도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대로 가다가는 플랫폼 기업의 배만 불리는 공유경제의 탈을 쓴 ‘약탈경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택시업계의 행보를 보면 카카오가 대기업이라서 반대하는 것은 아닌 듯싶다. 택시업계는 카카오 카풀 도입을 거부하며 ‘카카오 택시 호출 거부 운동’을 벌였다. 이후 티맵택시 이용자가 두 달 새 13배가 늘어났다고 한다. 기사들이 티맵택시로 옮겨간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카카오의 시장 침범에 맞서고자 또 다른 대기업 SK텔레콤과 손잡는다는 건 어불성설 아닌가. 몸집만 놓고 보면 카카오보다 SK그룹이 더 거대하다.

문제는 택시업계가 본질을 회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는 택시업계가 힘들어지게 된 이유는 사납금 제도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사납금은 택시기사가 하루 수입 중 12만∼13만 원을 회사에 입금하고 나머지를 가지는 업계 관행이다.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가 없어진다고 해서 택시 기사들의 삶이 윤택해질 수 없는 건 당연하다. 본질을 외면한 채 카카오만을 공공의 적으로 만드는 것은 책임 전가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 승객 골라 태우기, 난폭운전, 승차 거부, 불친절한 서비스 등 택시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언제까지고 용인될 수는 없다. 카풀을 도입시켜선 안 된다는 주장은 적어도 서비스를 이용할 사용자들에게서 나와야 한다. 보다 좋은 품질의 서비스를 위한 경쟁은 필연적이다. 경쟁에서 도태되고 싶지 않다며 경쟁자를 없애 달라는 주장이 언제까지고 받아들여질 수는 없다. 도태되지 않으려면 발전해야 한다. 제2의 카카오, 제2의 카풀은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 그때는 무슨 명분으로 반대하고 나설 수 있겠는가.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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