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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결말을 내 맘대로?”… 인터랙티브 콘텐츠 전성시대 올까

“줄거리, 결말을 내 맘대로?”… 인터랙티브 콘텐츠 전성시대 올까

이준범 기자입력 : 2019.02.01 00:01:00 | 수정 : 2019.01.31 21:39:01


“내가 이런 결말을 보려고 한 게 아닌데…”

탄식이 터져 나왔다. 지난 20일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마지막회가 방송된 직후였다. 드라마의 결말을 두고 여기저기서 불만이 폭주했다. 누군가는 “열린 결말이 아니라 뚜껑 열리는 결말”이라고 했고, 다른 누군가는 “발암브라 궁전의 충격”이라고 비꼬았다. 작가를 향한 심한 욕도 많았다. 시청자들의 기대와 엇나간 결말이 드라마 전체를 무너뜨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시청자들이 변했다. 정해진 스토리를 무조건 따라가야 하는 전통적인 콘텐츠 소비 방식에 염증을 내고 있다. 과거처럼 지금까지 내용이 모두 누군가의 꿈이었다거나, 주인공이 쓴 소설이었다는 결말은 용서받을 수 없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제작자들이 참고하게 한다. 최근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인 JTBC ‘스카이캐슬’의 경우 네티즌들이 만들어낸 각종 패러디물이나 결말 예측 게시물이 널리 소비되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차세대 미디어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게임이나 영화, 책 등에서 이용자가 서사가 진행되는 과정에 개입해 영향을 미치는 형식의 콘텐츠를 뜻한다. 이용자에게 선택지가 주어지고 그 선택에 따라 이야기의 줄거리와 결말이 달라진다. 지금까지 콘텐츠들이 창작자가 만들어낸 이야기를 이용자가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이었다면,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창작자와 이용자가 쌍방향으로 소통하며 전개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지난달 28일 넷플릭스는 인터랙티브 영화 ‘블랙 미러 : 밴더스내치’(이하 밴더스내치)를 공개했다. ‘밴더스내치’는 시청자가 직접 주인공의 행동과 대사를 선택하면서 감상하도록 했다. 영화 시작 전부터 휴대전화나 컴퓨터 가까이에 앉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라고 조언한다. 이후 주인공의 아침 식사 메뉴 같은 사소한 결정부터 창밖으로 뛰어내릴지, 컴퓨터를 부술지 같은 극단적인 선택들까지 모두 시청자의 몫이다.

작은 선택들이 모이면 나만의 줄거리와 결말이 펼쳐진다. 다시 뒤로 되돌아가는 것도 가능하다. 이전과 다른 선택을 하면 완전히 새로운 결말을 만날 수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밴더스내치’의 결말만 30여 개에 이른다. 넷플릭스는 시청자들이 다양한 줄거리를 즐길 수 있도록 총 300분 분량의 영상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9월 방송된 MBC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도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TV 예능 프로그램에 접목한 사례다. 공룡이 사는 가상의 세계 두니아에 떨어진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두니아’는 대본이 있는 드라마와 리얼 예능을 섞은 독특한 형식의 예능이었다. 매회 프로그램이 끝날 때쯤 한 인물이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선택지가 제시된다. 시청자들은 1분 동안 그중 한 가지를 선택해 문자를 보내면 더 많은 표를 받은 선택지로 내용이 전개되는 방식이다.

게임은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는 분야다. 지난해 5월 출시된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이용자의 실시간 선택과 진행 성과에 따라 줄거리와 결말이 바뀐다. 선택 여부에 따라 1000여 가지의 전개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임을 반복해도 매번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지난달 27일 인터랙티브 동화 오디오북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동 전문 출판사 아울북과 함께 진행한 이번 서비스를 통해 '피노키오', '아기돼지 삼형제', '백설공주' 등 동화 20편을 선보인다. 내용이 전개되는 도중 중요한 순간마다 동화 속 주인공의 행동을 선택할 수 있다. 아이가 동화 속 인물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도록 유도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사실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아직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굳이 선택을 해야 하는 것에 아직 익숙지 않은 것 같다”며 “지금은 과도기적인 중간 단계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의 수동적인 감상 형태는 나중엔 능동적인 체험 형태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결국 디바이스 문제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처럼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잘 수용할 수 있는 기기가 등장하면 훨씬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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