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 우리 아이 응급상황 발생하면?

기사승인 2019-02-03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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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에 우리 아이 응급상황 발생하면?

어린 아이를 가진 부모는 설날에 음식 준비하랴 친척 맞이하랴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기 때문에 아이 건강 상태를 꼼꼼히 신경 쓰기 어렵다. 아이들에게 설날은 설레는 명절이기도 하지만 낯선 환경에 장기간 놓이는 때이기도 해, 아이의 긴장상태나 스트레스, 신체 변화 등에 부모가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충분한 여벌옷과 멀미약, 소화제, 해열제 등 아이에게 맞는 상비약을 준비해가길 권장한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전문응급센터 류정민 교수와 혹시 모를 응급상황이 발생한 경우 대처법을 짚어봤다.

◇화상을 입으면 차가운 얼음물에 30분 이상 식혀주기

아이 피부는 성인과 달리 연약하여 화상을 입을 경우 손상이 크다. 설음식을 조리하는 부엌에는 되도록 들어오지 못하게 단단히 주의시켜야 한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화상을 입은 경우라면 가장 먼저 할 일은 데인 부위를 수돗물로 30분(최소 15분) 이상 식혀주는 것이다. 끓는 물이 옷 위에 쏟아졌을 경우 옷과 수포가 달라붙어 피부가 벗겨질 수 있다. 따라서 옷을 벗기지 말고 옷 위에 수돗물을 바로 흘려 온도를 낮춰준다. 아동이 심하게 떨거나 저체온이 의심될 경우는 멈추도록 한다. 물집은 터트리지 않는 것이 감염예방에 좋다.
 
◇피가 나면 상처부위를 심장보다 높이고 깨끗한 천으로 감싸 압박

설 명절동안 새로운 공간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는 날카로운 가구에 베이기도 하고, 호기심에 새로 발견한 위험한 물건을 또래 친척들과 가지고 놀기 쉽다. 만약 다쳐서 피가 난다면 상처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하고 거즈나 깨끗한 수건, 화장지 등을 이용해 손가락이나 손으로 압박한다. 출혈이 지속되면 거즈나 천을 제거하지 말고 그 위에 덧대는 방식으로 눌러준다. 손에 힘이 빠지거나 쥐가 나서 누르기 힘들 때는 탄력 붕대 또는 천 등을 감아준다. 피가 멈춘 경우 수돗물로 상처를 깨끗이 세척하고 자택 치료 또는 응급실 치료를 받게 한다. 출혈이 많아 걱정될 때는 직접압박을 하면서 즉시 119에 연락한다.

◇겨울철 유행하는 노로바이러스 장염에 주의, 심한 탈수 진행 시 병원 내원하기

기름진 설음식을 평소보다 많이 먹다보면 소화능력이 약한 아이는 배탈이 나기 쉽다. 게다가 설은 겨울에 있어, 아이가 이 시기 유행하는 노로바이러스 장염에 걸리면 타지에서 설사와 구토 증세로 더욱 고생하기 쉽다. 어린 아이들은 발열과 설사 없이 구토만 짧은 시간에 몰아서 하다가 다음 날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큰 아이들이나 어른이 옮을 경우 고열과 설사를 할 수 있어 보호자도 아이를 만진 후 손을 바로 씻는 등 접촉에 주의해야 한다.

만약 아이의 설사가 멈추지 않는다면 탈수 진행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심한 탈수일 경우 혀가 건조하며 거칠고, 복부 피부탄력도가 떨어져 접힌 피부가 빨리 펴지지 않는다. 이 경우 반드시 병원에 내원해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심한 탈수가 아니라면, 충분한 수분과 영양섭취가 필요하다. 설사에 대한 잘못된 오해로 아이를 오랫동안 금식시키면, 탈수가 악화될 수 있고 회복이 더딜 수 있다. 설사를 멈추기 위해 투여하는 지사제도 경과를 잠시 좋아 보이게 할 수는 있으나, 탈수가 지속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하며 투여해야 한다. 설사 중에는 쌀미음, 무첨가 플레인 요구르트, 바나나, 채소와 같은 음식 섭취를 권장한다.

◇떡이 기도에 걸리면 기침을 시키고, 심각하면 복부 밀어내기법 실시

돌 전 아기들에게는 입천장이나 입 점막에 달라붙는 떡, 송편 등이나 부수지 않은 김 등도 덩어리째 먹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만 3세 이하 어린이가 1cm 이하의 조각으로 된 장난감을 삼키지 않도록 각별히 살펴야 한다. 혹시라도 이물질에 의해 기도가 막히면 기침을 시켜 이물질을 뱉도록 유도한다. 이때 부모는 절대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아이가 소리를 못 내고 기침이 옅어지는 경우에는, 부모가 나서서 복부 밀어내기법(하임리히법)을 바로 실시해야 한다. 아이 뒤에 서서 손을 아이의 가슴과 명치 중간 지점에서 맞잡고 위로 강하게 쳐낸다. 단, 1세 이하의 소아는 머리를 아래로 하여 등을 두드리거나 가슴을 밀어내는 방법을 시행한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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