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인건비 3600억 어디에 사용했나

2012~14년까지 3년간 3600억 행방 묘연

기사승인 2019-02-15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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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 인건비 3600억 어디에 사용했나한국씨티은행이 실제 지급된 인건비 보다 매년 1000억원 이상 낮게 공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은행이 자금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회사측은 사실 무근이라며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15일 한국씨티은행 내부 재무회계관리시스템(FMIS)에 따르면 사내인건비는 2012년 4970억원, 2013년 4585억원, 2014년 3833억원 등 3년 간 총 1조3388억원이 지급됐다. 여기서 인건비는 퇴직금을 뺀 나머지 금액이다. 상여금 등 준인건비는 포함된다. 

하지만 한국씨티은행은 금융감독원을 통해 2012년 3394억원, 2013년 3354억원, 2014년 3014억원 등 총 9762억원을 공시했다. 회계체계가 변경된 지난 2012년 이후 3년간(2014까지) 인건비가 공시 보다 3626억원 적게 보고된 셈이다. 

실제 지급된 인건비와 공시금액의 차이인 3626억원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은행이 자금을 해외본사로 빼돌리고 있다라는 주장도 나왔다. 

씨티은행 내부 제보자는 “씨티은행이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500억~2000억원 규모 인건비를 해외로 빼돌렸다”며 “감사보고서와 내부 전산자료를 확보했는데도 경영진은 아무런 대답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거듭된 민원에도 불구하고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은행측은 “금감원이 2016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민원을 문제없음으로 종결 처리했다”며 “외부감사인 감사 등 감독기관 검증을 충분히 받았고 적법하게 산정되고 있다”고 의혹에 선을 그었다. 

다만 은행은 회계 처리에 문제가 없다는 것만 밝혔을 뿐, 매년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어디에 사용됐는지 밝히진 않았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인건비가 적게 공시된 것에 대해선 분식회계 등 불법적인 요소가 없는 것으로 판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부관리회계시스템 상 인건비와 감사보고서상 인건비 세부구성 항목이 다르다”며 “이런 이유로 금액 차이가 발생했을 뿐 분식회계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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