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빠진 식약처 계란 정책은 ‘앙꼬 없는 진빵’”

김현권 핵심 빗겨난 논쟁 많아… 식약처·언론,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 전해야

기사승인 2019-02-19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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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하고 안전한 계란 관리의 핵심은 뭘까?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검사필’한 계란 관리가 핵심”이며 이를 위해서는 공적인 기능을 수행할 광역GP센터의 구축이 급선무라고 주장한다. 현재 양계농가가 반대하고 있는 계란 껍데기의 산란일자 표기를 시행해도 표기를 찍어내는 주체가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러나 현실은 일정 시설만 갖추면 선별포장업을 하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문턱을 낮춰두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거듭 “실효성이 없다”며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농가-식약처 사이의 일련의 갈등보다 제대로 된 계란 관리 시스템 구축부터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식약처는 난각에 산란일자 표기와 광역GP는 별개의 사안이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 의원은 해당 사안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국회와 국민의 낮은 관심이 안타깝다고 했다. 인터뷰는 지난 14일 오후 4시 국회에서 진행됐다.  

-현재의 계란 대책에 비판적 견해를 거듭 피력하고 있다.  

“식약처의 당초 대책 안에는 광역GP센터 설립 내용이 포함돼 있었지만, 중간에 바뀌었다. ‘살충제 달걀’ 파동이 터지고 대책을 마련하라는 국민여론이 높은 와중에 식약처는 서둘러 대책을 내놓아야 했다. 그래서 산란일자 표기로 방향을 맞췄는데, 막상 수행하려고 하니 광역GP센터를 구축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나. 그래서 당장 할 수 있도록 개별농가가 GP센터 역할을 맡도록 풀어준 것이 아닌가 싶다.”

-공공기능을 갖고 있지 않는 선별포장센터가 악용될 시 계란의 부정 유통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는데. 

“그렇다. 광역GP센터가 왜 중요하냐면, 농가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간에서 ‘장난’을 치지 못하게 방지하자?

“장난을 칠 수가 없다. 유통업자는 광역GP센터에서 검사 및 포장이 끝난 계란을 입찰 받으면 된다. 반면, 현재 계란 유통 과정은 매우 불투명하다. 농가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오롯이 유통업자에 의해서만 상품 유통이 이뤄지다보니 생산자는 가격 결정에 전혀 관여할 수 없다.”

-가격은 오로지 유통업자에 의해 결정되나.

“대부분 그렇다. 우리나라의 대다수 농산물이 상장경매를 거치지만, 유독 계란은 이 과정 자체가 없다. 유통업자들이 다 맡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유통업자 위주로 돌아가는 시스템 하에서는 만약 농가와 유통업자간에 모종의 결탁이 이뤄질 시 무슨 일이 발생할지 추적 및 확인이 불가능하다. 관리 자체가 안 된다.”

-계란 유통업자들은 광역GP 설치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겠다.

“가장 반대하고 있다.”

“핵심 빠진 식약처 계란 정책은 ‘앙꼬 없는 진빵’”

◇ “핵심은 관리”

-난각에 산란일자를 표시하자는 정책은 실효성이 있을까.  

“소비자가 이 정책을 선호한다. 꼭 필요한 정보이자, 안전하고 신선한 계란이라고 오인하는 것이다. 산란일자가 찍혀진 계란이라고 해서 과연 정확히 표기가 됐고, 충실한 검사를 거쳤는지는 장담할 수 없다. 추적도 어렵다. 공인된 기관에 의한 검사·포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정보를 알았다고 해도 이것이 정확한 정보인지를 알 방법이 없다.”

-소비자들이 다시금 속아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그럴 여지는 여전히 존재한다. 그래서 농장 스스로 선별포장하지 못하게 하고, 유통업자 스스로 산란일자를 표기할 수 없게 하자는 거다.”

-그러나 어쨌든 정책이 시행되기 때문에 농가들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소비자의 요구가 높기 때문에 농가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다만, 농가도 산란일자 표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리라고 본다. 농가는 계란의 안전성과 신선도를 관리할 수 있는 GP기능을 반드시 확보해 이곳에서 산란일자 표시해 ‘검사필’한 계란이 유통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식약처는 산란일자 표기와 광역GP 설치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주장한다. 

“농가도 정책을 따르는 데 있어 부담이 있다. 농가가 부담을 감당하는 이유는 계란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길 바라기 때문이다. 더 나은 결과를 바라는데, GP센터의 기능이 부재하면 실효성이 떨어지지 않겠나. 정책을 따랐는데, 또 계란 파동이 발생하면 농장은 부담은 부담대로, 비판도 다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업계 이기주의’라는 관점을 지양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면.

“현재 쟁점이 무엇인지를 식약처와 언론이 보다 정확하게 소비자에게 전해야 한다. 논점은 어떤 시스템이 안전하면서도 신선한 계란을 공급할 수 있느냐다. 생산자의 요구도 이것이다.”

-갈등을 전하는 것이 아닌, 시스템 구축 필요성이 핵심?

“어떤 시스템이 옳은지, 올바른 관리 구조 구축이야말로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이득이 돌아가는 방향이다. 계란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높아져야 생산자의 이득이 발생하지 않나. 그러나 현재 회자되는 것은 이러한 신뢰 구축의 핵심이 다 빠져있다. 기왕 하는 김에 제대로 된 계란 안전 관리 대책을 마련하자는 것인데, 이게 안 되고 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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