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세계소리축제 ‘바람’을 잡다”

입력 2019-02-19 15: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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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동력 바람(Wind)과 인류의 바람(Wish)…중의적 의미

2019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올해 ‘바람’(wind)과 ‘바람’(wish)을 품에 안았다.

19일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위원장 김한)에 따르면 올해 소리축제의 주제를 관악기의 동력 바람(wind)과 불교음악·농악 등 전통예술 속에 새겨진 인류의 바람(Wish)의 의미를 동시에 담은 ‘바람, 소리(Wish on the Winds)’로 정했다.

올해 축제는 10월 2일에서 10월 6일까지 ‘바람, 소리’를 주제로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도 14개 시군에서 150여 회의 다채로운 국내외 공연을 펼치며 일상의 여운과 차분한 사색의 기회를 안겨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는 특히 세대 간, 이념 간, 지역 간 갈등과 경쟁의 속도전 속에서 지치고 상처받은 현대인들에게 치유와 위안, 염원의 의미를 안겨줄 수 있는 특별 프로그램을 배치해 나와 이웃을 보듬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주세계소리축제 ‘바람’을 잡다”

동서양 관악기·아시아 불교음악 특집

소리축제 간판 프로그램인 ‘개막공연’과 ‘광대의 노래’, ‘특별기획 아시아 불교음악 특집’ 등으로 주제를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개막공연’은 ‘바람, 소리’를 주제로 동서양 관악기를 비롯한 판소리, 월드뮤직 등 다채로운 초대형 컬래버레이션으로 올해 축제의 색깔과 흐름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소리축제의 대표적 브랜드 공연인 ‘광대의 노래’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전통 관악기의 예술적 성취를 소개하고 아시아 전통음악의 수월성과 관악기의 미력을 조명한다.

지난 2017년 타악, 2018년 전통 춤 등에 이어 올해는 관악기를 소재로 한 ‘광대의 노래’ 프로그램의 연속성을 유지한다.

특별기획으로 아시아 불교음악 특집 ‘with 붓다 without 붓다’는 아시아 불교음악의 예술적 가치는 물론 삶의 유한함 앞에서 겸손하고 순종하는 인간 삶의 여로와 그 길에서 필연적으로 절절한 기원을 안고 살아가는 인류의 바람(wish)을 들여다본다.

‘with 붓다 without 붓다’는 ‘붓다’가 관객 저마다의 마음에 깃들어 있든 그렇지 않든, 불교라는 종교적 이념을 초월해 불교음악 자체의 장르적 예술성과 현대적 변화를 감상하고 조명해 보는 기회를 갖겠다는 의미이다.

주로 한국을 비롯한 대만, 네팔, 태국 등 동아시아 불교음악의 각기 다른 양상과 현재적 모습을 보여준다.

전북농악을 향한 오마주·모던 락시나위…전통의 진화

전북 농악을 향한 ‘오마주(hommage)’를 담은 특집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전북 농악은 남녀노소, 계급과 계층을 막론하고 평등과 기원, 이웃과의 평화와 어울림의 가치를 천명하며 탁월한 예술로 승화했다는 역사성에 착안해 이를 새롭게 조명한다.

갈등과 경쟁 속에 놓인 현대인의 삶을 돌아보고 농악이 역사적으로 가져온 함의와 가치, 대동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
 
폐막공연 ‘YB-OB의 모던 락 시나위’ 역시 기대를 모은다. 젊은 국악인과 타 장르 지역 뮤지션, 그리고 중견 국악인들이 펼치는 모던한 ‘락 시나위’가 남녀노소 전 세대의 호기심과 이목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락과 전통 시나위의 장단을 결합한 오직 소리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파격적 실험을 통해 판소리를 비롯한 한국음악의 스펙트럼을 한 단계 확장한다.
 
소리축제는 지난해 다양한 체험과 참여로 이뤄진 ‘리듬&플레이존’ 프로그램이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는 평가에 따라 올해는 이를 토대로 전 세대가 만족할 만한 ‘가족형 체험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발굴, 강화한다.

‘찾아가는 소리축제’ 등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개발하고 확대함으로써 축제의 공공성을 높인다.

특히 ‘리듬&플레이존’은 관객 참여를 위한 다양한 장치와 프로그램을 집중 배치하는 한편, ‘음악의집’은 개방형 무대로 전환해 소규모 마당극 등을 배치함으로써 전 세대에 걸쳐 ‘참여하는 축제’, ‘만족하는 축제’ 등을 지향한다.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올해 축제는 마치 숲 속에서 불어오는 바람 소리를 들으며 그 속에서 쉼표처럼 머물러 있는 수많은 ‘나’를 발견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전 세대가 보다 참여적이고 능동적인 분위기에서 축제를 만끽하고 위안과 치유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성용 기자 ssy147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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