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남용 혐의' 오규석 기장군수 1심서 벌금 1000만원

부산지법 "인사위에 부정한 영향력 끼친 혐의 인정"

입력 2019-02-20 13:27:44
- + 인쇄

공무원 승진 인사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오규석(61) 부산 기장군수가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위를 상실하게 되는 지방공무원법에 따라 일단 직위 상실 위기는 면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4단독 김동욱 판사는 20일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 군수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또 당시 함께 기소된 인사담당 6급 직원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오 군수는 지난 2015년 7월30일 5급 정기 인사 때 기존 승진정원 16명을 17명으로 늘리도록 지시한 뒤 특정 공무원을 포함시키는 등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직권남용 혐의' 오규석 기장군수 1심서 벌금 1000만원

김 판사는 "피고인은 사실상 자신의 추천을 통해 독자적으로 승진자를 선정했고, 인사위는 형식적으로 운영됐다"며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할 인사위에 부정한 영향력을 끼쳐 인사위의 공정성, 객관성, 투명성을 훼손해 그 죄책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공무원들 사이에 큰 문제제기가 없었고, 관행처럼 행해진 위법 행위를 지적하는 선례가 없었기 때문에 피고인을 표본 삼아 과도한 처벌을 내리긴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판결에서는 직위 남용 이외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무죄가 인정됐다.

오 군수는 재판이 끝난 뒤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초대 군수 때부터 항상 승진 인사를 앞두고 인사 부서에서 물어봤고, 하나의 절차라고 생각했다"며 "안타깝지만,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한편 무소속 3선 단체장인 오 군수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는가하면 부산시의 부단체장 임명을 거부하며 오거돈 부산시장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여야 가릴 것 없이 좌충우돌하고 있는 한의사 출신 무당파(無黨派)로 유명하다.  

부산=박동욱 기자 pdw7174@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