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vs 책] ‘오은영의 화해’ vs ‘나라서 행복해’

기사승인 2019-03-14 06:00:00
- + 인쇄

[책 vs 책] ‘오은영의 화해’ vs ‘나라서 행복해’

누구나 더 나은 삶을 꿈꾼다. 자신의 현재 모습에 만족하기보다 미래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는 현재를 사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이 그 방법을 알려준다. 그 책들은 독자들이 더 나아져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진 않는다. 그건 당연하다는 듯한 태도다.

다음 두 권의 책을 쓴 저자들은 다르다. 나쁜 사람은 있어도 부족한 사람은 없기 때문에 더 나은 사람도 없단다. 더 나아지는 것보다 현재 행복을 느끼는 게 더 중요하다고 한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이 책의 저자들이 훨씬 가까이에서 ‘나’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느낌이 든다. 자기 자신을 판단하기 전에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도 나를 더 잘 알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 ‘오은영의 화해’

저자의 이름을 제목에, 사진을 표지에 넣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저자인 오은영 박사는 이미 유명한 육아, 심리상담 전문가다. 연세대 의과대학 외래교수인 저자는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와 EBS ‘60분 부모’ 등 방송과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 등 일간지 칼럼으로 이름을 알렸다. 감정조절 육아법을 다룬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작가이기도 하다.

제목에 적힌 화해의 대상은 타인이 아닌 나 자신이다. 저자는 부모와 자식 관계를 중심으로 그동안 상담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소개한 후 상담하듯 각자의 입장을 설명한다. 때로는 부드럽게 타이르고, 때로는 단호하게 내친다. 글을 읽다 보면 타인의 일이라 느껴졌던 이야기가 내 이야기처럼 들리는 순간이 찾아온다.

저자가 강조하는 건 ‘나’에 대한 용서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스스로를 괴롭히기보다 나를 더 잘 알게 되길, 그리고 용서하길 권한다. 화해와 용서 사이 그 어딘가에서 진정한 나를 만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 ‘나라서 행복해’

저자의 소개부터 독특하다. 직업이나 학력이 아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있고요, 행복합니다”라는 말도 자기소개를 대신한다. 출판사와 광고회사, 카페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지만 ‘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주는 사람’이 더 익숙하다.

‘나라서 행복해’는 자존감 회복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저자가 자존감 멘토로 강연을 할 정도로 집중하게 된 계기가 있다. 과거 인생을 걸었던 사업에 실패하고, 그날 교통사고를 당하고, 같은 날 사랑했던 연인마저 자신을 떠나버린 불행의 종합 세트가 찾아온 날이 있었다. 한꺼번에 찾아온 불행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 시간 동안 자신을 돌아보며 어떻게 살 때 가장 행복한지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이 책은 자신에게 질문했던 그 시간 동안 찾아낸 답안이다.

저자는 전문적인 과정을 거쳐 상담을 공부한 건 아니다. 하지만 저자의 상담은 진지하면서 강력하다. 삶의 1순위에 ‘나’를 두고 자신의 속도대로 살아가라는 조언은 마음 한가운데에 자존감이라는 튼튼한 근육을 키워줄 것이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