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환자 임플란트시술 부작용, 이젠 옛말?

기사승인 2019-03-13 20: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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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환자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단연 합병증이다. 합병증 중 가장 먼저 발생하며 신체의 마비증세로 이어지는 ‘뇌경색’부터 실명원인의 1위라는 ‘당뇨망막병증’, 투석의 고통을 겪어야 한다는 ‘만성신부전’, 당뇨발로 불리며 심하면 절단을 해야하는 ‘족부궤양’ 등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당뇨는 혈관의 손상을 야기하기에 거의 모든 신체부위에 합병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연하지만 구강질환 또한 유발한다. 가볍게는 입안이 건조해지는 구강건조증, 상처치유가 늦어지며 나타나는 구강작열감이나 구강궤양, 설통 등도 나타난다.

혈당변화로 인해 구강 내 세균이 활성화되며 충치발생가능성도 증가해 종국에는 치아를 뽑고 인공치아를 심는 ‘임플란트’ 시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역시 당뇨로 인해 임플란트 시술의 성공률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연세대학교 치과대학병원 치과보철과 이재훈 교수는 “일반 성인의 경우 임플란트 성공률이 95%에 달하지만, 혈당조절이 잘 되지 않는 당뇨환자의 경우 치료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구체적인 수치나 연구결과는 없지만 경험상 대략 20%는 합병증이 발생한다”고 답했다.

당뇨로 인해 임플란트 시술 후 뼈 형성이나 접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상처치유가 늦어 염증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같은 문제가 없어지거나 최소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했다. 치유를 촉진할 실마리를 찾았기 때문이다.

당뇨환자 임플란트시술 부작용, 이젠 옛말?◇ 혈관생성 및 뼈 접합 촉진인자 ‘HIF-1α’가 열쇠

이재훈 교수(사진)는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이상규 교수와 함께 골절이나 뼈를 잘라내는 수술 후 치유되는 과정에서 혈관을 형성하고 뼈의 재생 및 형성을 촉진하는 ‘HIF-1α’라는 단백질 전사인자에 주목했다.

혈당이 높을 경우 HIF-1α의 축적이 억제돼 치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는 가설에 착안해 충분한 양을 필요한 부위에 직접 공급한다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추정하고 이를 가능하도록 단백질 전달기술인 PDT(protein transduction domain)을 활용한 것.

연구결과, 세포막 투과가 어려워 경구제나 주사제로는 직접 투여가 어려웠던 HIF-1α가 PTD를 통해 세포벽을 투과해 핵에 직접 작용했고, 임플란트를 심은 주변 뼈와 혈관의 재생이 HIF-1α를 표면처리하지 않은 정상그룹 수준(45%)과 큰 차이가 없는 38%를 보였다. 심지어 정상그룹의 경우에도 HIF-1α를 표면처리 할 경우 55%로 임플란트와 뼈의 결합률이 올랐다.

이와 관련 이재훈 교수는 “기존에는 혈당조절이 안되는 환자들의 경우 인슐린 주사를 통해 혈당을 억지로 낮춘 후 치료하고도 골 재생이 잘 이뤄지지 않고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PDT를 통해 HIF-1α를 직접 전달할 수 있는 길이 열려 당뇨를 앓고 있는 이들에게도 성공적인 임플란트 치료의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경구약을 먹고 복잡한 경로를 통과해 약효가 전달됐다면 이제 발현시키기를 원하는 핵 안의 단백질을 스위치 켜듯 바로 반응할 수 있게 직접적할 수 있게 된 셈”이라며 “연고형태로 임플란트 표면에 바르거나, 골식제에 젤 형태로 섞어 집어넣을 수도 있다. 주사제로 직접 투여할 수도 있어 다양한 형태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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